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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상장 이끄는 안준형, 무명의 회사를 '유니콘'으로 만든 회계사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9-14 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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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상장 이끄는 안준형, 무명의 회사를 '유니콘'으로 만든 회계사
▲ 오아시스가 생소한 기업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준형 대표(사진)의 노력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아시스는 이커머스업계에서 ‘핫’한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청구서를 냈다는 사실을 알리기 전에도 이미 ‘유일한 새벽배송 흑자 플랫폼’으로 유명했다.

비상장 상태에서 유니콘기업(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기업)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도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하지만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오아시스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회계사 출신의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투자자들을 찾아갔을 정도다.

오아시스가 ‘알 만한 사람은 아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데 안 대표의 공이 컸다는 얘기다.

안 대표가 내친 김에 오아시스 상장이라는 과제까지 성공적으로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오아시스에 따르면 올해 안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

오아시스가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낸 날은 8일이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45영업일 이내에 예비심사 결과가 나온다. 11월 중순에는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예비심사 기간이 길어지면 그 이후에 결과를 통보받을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가 예정 기한을 넘겨 심사 결과를 통보하는 회사가 많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아시스가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큰 무리 없이 한국거래소의 상장 ‘승인’ 판정을 일찌감치 받아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 안에 오아시스가 코스닥 상장 일정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커진다. 물론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는다면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지만 오아시스는 ‘연내 기업공개’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상태다.

안준형 대표의 감회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가 상장 준비에 들어간 것은 2020년 8월이다. 당시 오아시스는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좀처럼 상장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여러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면서 주주 구성이 계속 바뀐 것이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오아시스는 올해 1월 안준형 대표 체제를 구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기존에 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오아시스의 모기업)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었다. 숫자에 빠삭한 인물인 만큼 오아시스의 성공적 기업공개를 완수하는 것이 그의 당면 과제로 여겨졌다. 

올해 자본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오아시스의 기업공개 계획도 계속 미뤄졌지만 안 대표는 결국 대표 선임 8개월 만에 오아시스를 상장 문턱까지 데려다놓았다.

오아시스의 예비심사청구서 접수는 ‘유일한 새벽배송 흑자기업의 상장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아시스를 상장 도전까지 이끈 안 대표의 역할이 크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사실 안 대표는 오아시스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은 아니다.

그는 애초 회계사 출신으로 EY한영회계법인에서 오래 일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5년 학교를 졸업한 뒤 2012년까지 줄곧 회계사로 일하며 감사와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그가 처음으로 변화를 시도한 시기는 2012년이다.

당시 회식자리에서 거래처 사장으로부터 “숫자만 바꾸지 말고 세상을 같이 바꾸지 않을래요?”라는 제안을 받았는데 이 말이 무척 멋지다고 생각한 안 대표는 회계사를 포기하고 설립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의 CFO로 합류했다.

안 대표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성장이 빠른 스타트업의 조직 구성원으로 해외에서 신사업을 론칭하고 다양한 외부 투자부터 내부 조직 관리 등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회계사가 단순히 숫자를 살피는 사람이라면 CFO는 조직 구성원까지 아울러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깨닫기까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장했다고도 했다.

이후 그는 외국계 회사로 이직해 한국재무를 총괄하는 자리도 맡았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느낀 안 대표는 2017년 12월 회계사로 복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아시스 상장 이끄는 안준형, 무명의 회사를 '유니콘'으로 만든 회계사
▲ 오아시스가 7월 말 가동을 시작한 경기도 의왕의 풀필먼트센터 모습. <오아시스>
그의 인생을 다시 바꾼 사람은 김영준 오아시스 창업주다.

안 대표는 당시 우연히 김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 젊잖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30대를 마감하고 40대에 접어드는 나이에 이 말을 듣고 나자 ‘마지막 열정’을 내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오아시스로 자리를 옮겼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연경포럼(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포럼) 인터뷰에서 “오아시스의 성장 속도와 창업주인 김영준 대표와 면담 후 사업 비전과 발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오아시스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오아시스에 합류했을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오아시스를 알지 못했다.

안 대표가 오아시스의 CFO를 맡아 기업현황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IR조직을 만든 뒤 회사로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자들을 불렀지만 단 한 명도 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오아시스가 얼마나 인지도가 부족한 기업이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안 대표는 ‘발로 직접 뛰는’ 방안을 선택했다. 개인과 기관을 가리지 않고 매일 같이 투자자들을 방문해 오아시스라는 회사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CFO로서 본연의 임무에도 집중했다. 재무나 인사와 관련해 업무가 체계적으로 정돈되지 않았던 회사에서 직원들과 야근을 반복해가며 기반을 잡아 첫 성과를 냈을 때 뿌듯함도 느꼈다고 한다.

오아시스의 초기 투자를 이끌어낸 것도 전적으로 안 대표의 성과다.

오아시스는 2011년 설립한 뒤 2018년 새벽배송 시장에 처음 진출했는데 이후 안정적 흑자기조를 유지하며 점차 벤처캐피탈업계의 주목받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이런 성과를 앞세워 2020년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의 기업가치로 첫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머스트벤처스 등 여러 투자자에게서 추가 투자를 이끌어냈다.

6월에는 이랜드리테일에게 1조1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33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처분한 것도 전적으로 안 대표가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오아시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안 대표 합류 당시만 하더라도 주목받지 못했던 오아시스라는 플랫폼이 1조 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이커머스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 대표가 있었다는 뜻이다.

안 대표의 앞에는 이제 오아시스의 코스닥 상장이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 있다.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지니고 있는 컬리가 최근 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아시스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도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이익을 유지하는 구조라는 장점을 앞세운다면 상장에 고전하고 있는 다른 기업과 다른 길을 걸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대표는 ‘경영은 사람을 다루는 예술이자 숫자를 다루는 과학이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회계사 출신이다 보니 숫자 중심주의로 사고하는 버릇 탓에 조직생활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사업가 옆에서 재무활동을 돕는 CFO로 성장하면서 독서를 하다가 발견한 문구를 좌우명으로 새겼다고 한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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