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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플랜트 강자 삼성엔지니어링, 이재용 '뉴삼성'에서 존재감 커진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09-13 15: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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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엔지니어링이 ‘이재용 시대’가 본격화하는 삼성그룹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동안 그룹 건설사업부문 비주력 계열사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뒤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와 해외 건설현장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그룹 안팎에서 입지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해외 플랜트 강자 삼성엔지니어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뉴삼성'에서 존재감 커진다
▲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그룹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 뒤 첫 해외 출장이었던 멕시코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이번 주 안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추석연휴를 활용한 멕시코 출장에서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플랜트 건설현장을 찾아 사업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만났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내에서도 지난 8월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8월24일 서울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글로벌 수주 상황에 관한 업무보고를 들었다.

같은 건물에 있는 삼성물산 경영진도 회의에 참석했지만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진의 보고를 받는 것이 이 부회장의 주요 일정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했던 3년 전에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를 찾았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 승진과 함께 ‘새로운 삼성’ 비전 실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국내외 삼성엔지니어링 현장을 찾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이번 발걸음에서 ‘이재용 시대’ 삼성그룹의 방향성과 무게중심을 짐작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한때 그룹의 ‘미운오리새끼’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보다도 뒤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고유가 장기화, 세계 에너지·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정부가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에 힘을 실으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대형 EPC(설계조달시공)시장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한국 건설사 가운데 해외 수주실적에서는 1, 2위를 유지하며 선두에 서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6년 해외건설 수주액 순위가 7위였는데 2017년에는 2위, 2018년에는 1위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현대건설에 1위를 넘겨줬지만 이듬해 1위를 되찾아왔다. 2021년에는 삼성물산에 1위를 내주고 2위를 차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시장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 주간지 ENR이 발표한 2022년 세계 250대 건설사 순위 인터내셔널부문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22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에서 현대건설은 13위, 삼성물산은 31위, 현대엔지니어링은 36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건설에서 경쟁력을 갖춰 고유가 시대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건설사로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당장 올해 하반기 베트남과 카타르 등에서 수주 성과가 기대되고 있고 2023년부터 해외 주력시장인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발주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서 2020년 10월 이 부회장이 부친상 뒤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4조5천억 원 규모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플랜트사업 수주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해외 플랜트 강자 삼성엔지니어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뉴삼성'에서 존재감 커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번에도 이 부회장의 ‘새로운 삼성’ 비전 실행 본격화를 앞두고 해외 대형 수주로 축포를 터트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베트남 PDH/PP(프로판탈수소/폴리프로필렌) 프로젝트(10억 달러), 알제리 PDH/PP 프로젝트(14억 달러), 카타르 라스파판 프로젝트(15억 달러) 등의 수주가 기대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중동지역 건설전문매체 MEED 보도 등을 인용해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하일앤가샤 육상 패키지에 삼성엔지니어링, 테크닙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수주실적 추가 달성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소, 수처리 등 친환경 신사업부문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룹 미래 성장동력사업을 키우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환경경영전략 발표를 앞둔 가운데 건설, 금융 계열사 등 각 사업부문에서 탄소중립 경영전략에 관한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친환경 신사업 육성을 위해 처음으로 벤처투자펀드에 출자한 데 이어 2022년 수소플랜트, 수처리 등 관련 신사업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을 비롯한 세계 석유화학, 정유가스 등 화공플랜트와 비화공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삼성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다.

전통적 건설사업분야인 주택, 건축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삼성물산과 비교해 비주력 계열사로 분류돼왔다.

우선 한국 대형 건설사 가운데 엔지니어링분야를 별도로 독립한 기업 자체가 거의 없다.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엔지니어링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 건설사업 재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매각 또는 합병의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삼성그룹은 건설부문 경영 효율성, 시너지 향상 등 측면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자리찾기에 고심해왔고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은 성사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해외 플랜트사업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실적 부침에 따른 위기도 많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주력 시장인 중동 발주시장이 호황이었던 2009년과 2011년 사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여럿 수주했지만 그 뒤 국제유가 하락과 저가수주 후유증으로 혹독한 시기를 겪어야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막대한 적자를 낸 뒤 2015년에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황까지 몰렸다.

당시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위기까지 간 삼성엔지니어링을 그룹에서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삼성엔지니어링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회사를 살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9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신규 수주 약 7조 원을 추가하면서 수주잔고 16조4천억 원을 확보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7조4867억 원, 5033억 원으로 2020년보다 각각 10.9%, 39.3%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2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소플랜트, 수처리사업 등 친환경 신사업부문 적극적 행보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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