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곡물가에 웃고 환율 때문에 우는 라면업계, 가격 인상 카드 또 꺼내나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9-12 06: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곡물가에 웃고 환율 때문에 우는 라면업계, 가격 인상 카드 또 꺼내나
▲ 라면업계에서는 세계 식량 가격의 안정으로 기대됐던 가격 인상 효과가 환율 상승에 따라 상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라면업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라면업계는 올해초까지 지속해서 상승했던 세계식량가격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4분기 원재료 수입단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여 원재료값 상승 우려를 놓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환율 고공행진이 다시 비용 상승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일 라면업계는 세계 식량 가격의 안정세로 기대했던 가격 인상 효과가 환율 상승으로 상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다시 한번 제품가격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올해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7월(140.9포인트)보다 1.9% 하락한 138.0포인트를 기록했다. 식량농업기구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달 발표하고 있다.

8월에는 품목군 가격이 모두 소폭 하락했는데 특히 곡물 가격지수는 7월(147.3포인트)보다 1.4% 하락한 145.2포인트를, 유지류 가격지수는 7월(168.8포인트)보다 3.3% 떨어진 163.3포인트를 기록했다.

실제로 라면의 주요 원재료인 밀과 팜유의 가격은 올해 초까지 급등세를 보이다가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제 밀 가격은 주요 생산국의 작황 호조, 우크라이나의 수출 재개 등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8월 부셸(곡물 중량단위·1부셸=27.2㎏) 당 7.7달러로 5월보다 약 40%가 내려갔다. 

팜유 역시 인도네시아의 수출규제 완화와 계절적 요인에 따른 동남아시아 지역 산출량 증가 등에 힘입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톤당 1554달러까지 높아졌던 팜유 선물 가격은 5개월 동안 49.5%가 빠졌다.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내세워 그동안 제품가격을 인상했던 라면업계로서는 수익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제품가격 인상은 원재료 가격 인상 시기에는 수익성 방어를 위한 ‘궁여지책’이지만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찾기 시작하면 ‘신의 한 수’가 된다. 물론 소비자의 눈치를 잘 봐가면서 해야 한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원재료 곡물의 투입시기는 그 매입시기와 약 3~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다”며 “올해 4분기부터는 제품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돼 곡물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라면업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환율 급등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달러당 1193원으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7일 달러당 1387원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원재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라면업계로서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서 추가적인 가격 인상도 검토할 필요가 생겼다.

국내 라면업계 선두기업인 농심은 15일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한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이미 라면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는데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가격을 올린다.

팔도도 10월1일부터 라면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밝혔다. 팔도 역시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 바 있다. 

라면업계 1위 기업과 4위 기업인 농심과 팔도가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2위 기업인 오뚜기와 3위 기업 삼양식품의 제품가격 인상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삼양식품은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상승 효과가 존재한다.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수출금액 1833억 원을 달성했는데 지난해 2분기보다 110% 늘어났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환율 급등 상황을 현재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제품가격 인상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라면업계에서는 오뚜기의 라면 매출 비중이 30%로 농심(80%)과 비교해 낮다는 점을 들어 가격 인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뚜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라면업계 전반적으로 원가 압박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라면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가격 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라면의 가격이 인상하면 장바구니 물가에 빨간불이 켜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먹거리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8.4% 올라 2009년 4월(8.5%)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재희 기자

최신기사

비트코인 시세 10만5천 달러까지 상승 전망, '고래' 투자자 저가매수 힘 실려
조국혁신당 백선희 '조국' 빈자리 승계, 14일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할 듯
영풍정밀, 장형진 고문·영풍 이사진에 9300억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
현대차그룹 정의선 "진정한 최고 순간 아직 오지 않았다", 글로벌혁신센터 타운홀미팅
펄어비스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 2025년 출시, 스팀 등록
EU 수소 프로젝트 놓고 불협화음, 독일 보조금 3억5천만 유로 지원 철회
'LG화학·현대차 협력사' 팩토리얼, 전고체 배터리 용량 세계 최초 40Ah 달성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서 설비점검 직원 사망, 가스 누출 추정
TSMC 반도체 '파운드리+패키징' 시장 점유율 33%, 삼성전자는 6% 그쳐
대법원 '이재명 무죄 판사 체포시도'에 "사실이라면 사법권 중대 침해"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