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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KT와 지분교환 '혈맹', 정의선 지배구조 개편에도 도움될까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09-08 15: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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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KT와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은 것이 앞으로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KT와 지분 교환, 자사주 소각 등을 추진하는 점이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일정 부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KT와 지분교환 '혈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지배구조 개편에도 도움될까
▲ KT와 현대차그룹의 지분 맞교환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의 우호지분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KT와 자사주 지분을 맞교환한 것이 자율주행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미래모빌리티 사업 협력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히 도심항공모빌리티는 현재 5G뿐 아니라 위성을 활용한 6G 통신기술도 활용돼야 한다"며 "KT는 국내 유일 위성 사업자로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통신업체 사이에서 자율주행 등 협력을 위한 지분교환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과, 도요타는 일본 통신업체 NTT와 협업을 위해 지분교환을 진행했다. 현대차그룹과 KT의 지분 맞교환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아울러 이번 자사주 지분 맞교환은 현대차그룹과 KT 모두에게 우호지분 확보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7일 KT와 이른바 MECA(모빌리티서비스·전동화·커넥티드카·자율주행)의 실현 기반인 ‘연결성’ 분야의 차량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약 7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KT는 보유한 자사주 7.8%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양도하고 대신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자사주를 각각 1.04%, 1.46%씩 넘겨 받는다. 

이를 놓고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대주주가 없는 KT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에게도 이번 지분 맞교환은 우호지분 확보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이 국민연금(10.9%)에 이어 KT의 2대 주주가 되면서 KT 역시 정 회장의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최근 움직임을 살펴보면 이번 KT와 자사주 맞교환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관련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각 계열사 사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정의선 회장의 취약한 핵심 계열사 지배력을 늘리는 데 있다.

정 회장이 쥐고 있는 핵심계열사 3곳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 지분은 2022년 6월 말 기준 2.62%, 0.32%, 1.74%에 그친다.

따라서 정 회장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이들 핵심계열사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자금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순환출자 고리인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에서 가장 약한 부분인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지분관계를 끊는데만 4조 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탓에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지분을 많이 보유한 계열사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 인적 분할 및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두 회사 사이 합병비율을 문제 삼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정 회장으로서는 결국 주주들을 설득할 만한 합리적 방안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이를 관철시킬 우호지분을 최대한 늘려둘 필요성이 크다. 

미래 모빌리티사업 경쟁력 강화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연스런 자사주 교환으로 우호지분을 늘리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KT가 확보한 현대모비스 지분이 1.46%로 많지는 않지만 현재 정 회장이 쥔 0.32%와 비교하면 적다고 보기도 힘들다. 

특히 기존에 의결권이 없던 현대모비스 자사주가 KT로 넘어가면서 의결권이 되살아났다는 점에서 두 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구나 현대모비스는 올해 2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187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수가 감소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뿐 아니라 현대모비스가 8월 모듈사업 등을 분할해 자회사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추후 정 회장이 지배하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가능성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물론 현대모비스가 신설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지만 회사가 쪼개져 현대모비스 기업가치 할인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정 회장으로서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궁극적으로 현대차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위치에 오를 것"이라며 "결국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7.17%를 정 회장에게 승계하고 궁극적으로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보유지분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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