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친환경차 업체들이 프리미엄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고가 라인업 '니오L9' SUV 모델.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친환경차 시장 개막 초기부터 중저가 모델을 앞세워 입지를 구축한 현지 친환경차 기업들이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사업 방향을 점차 바꿔가고 있다.
테슬라와 아우디, 벤츠 등 비교적 고가의 전기차로 고소득층 소비자를 겨냥하던 외산 브랜드의 중국시장 진입 문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친환경차 프리미엄화 속도, 현지 업체들 변화 앞장서
8일 안신증권의 ‘자동차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비야디, 광저우아이온, 창안자동차, 엑스펑, 니오, 리오토 등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기차 신형 모델을 연달아 출시한다.
안신증권은 “20만 위안(4천만 원) 이상 가격대의 전기차가 시장에 우후죽순처럼 밀려올 것”이라며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이 계속해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친환경차 업체 비야디(BYD)는 3분기 안에 테슬라 '모델3' 경쟁제품으로 21만~29만 위안(4159만~5745만 원) 사이의 신형 전기차 '씰'을 출시한다.
기존에 출시하던 전기차와 비교하면 고가에 해당하는데 고효율 충전기능이 탑재돼 있어 일반 충전소에서 15분만 충전하면 300킬로미터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는 차별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 지커는 정가 35만 위안(6937만 원) 이상인 지커009, 광저우아이온은 100만 위안(1억9800만 원) 이상의 아이온A S9, 니오는 32만8천 위안(6500만 원) 이상인 니오ET5와 45만8천 위안(9078만 원) 이상인 니오ES7 등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해당 제품을 포함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중국에서 신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고가 전기차 모델 수는 34개에 이른다.
그동안 중국 친환경차 업체들은 대부분 10만 위안(1981만 원)에서 20만 위안(4천만 원) 가격대 사이의 전기차로 중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해 왔다.
이들 기업이 중저가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서 점차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글로벌 브랜드 경쟁에 직면, 중국 현지업체와 차별화 쉽지 않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벤츠, 아우디, BMW 등 해외 자동차 기업들의 경쟁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중국 경쟁사들이 중저가 제품에 집중하는 사이 고가의 전기차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점을 앞세워 경쟁력을 인정받은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방향을 틀면서 테슬라 등 외신 브랜드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테슬라의 중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까지 선두를 유지하다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BYD에 밀려 2위에 그친 점이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중국 자동차기업이 순수 전기차 신모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반면 글로벌 업체들은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BMW가 2020년 중국에 출시한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 모델인 BMW X3을 전기차 모델 BMW iX3으로 바꿔 내놓은 제품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 시장조사업체인 오토홈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프리미엄 친환경차 시장에서 일반 내연기관차 시장과 비교해 여성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들의 교육 수준과 연간 소득 수준도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층이 프리미엄 전기차의 주요 고객 기반에 해당하는 만큼 이들의 수요에 더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국 업체들이 유리한 입장에 놓이고 있다.
중국 친환경차 시장 성장에 따라 소비자의 기준이 더 까다로워지고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해외 브랜드의 중국시장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오토홈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수 시장에서 25만 위안(4950만 원) 이상 가격대 프리미엄 친환경차의 연간 판매량은 약 100만 대로 전체 판매량에서 약 20%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이서 기자
[편집자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 아래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여러 핵심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성장 전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노이서 중국 전문기자의 [차이나in리포트]는 중국 증권사들이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리포트를 통해 중국 핵심 산업과 기업의 최근 동향을 파악하고 의미를 파헤져 한국 및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장 참여자들이 중국의 발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