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채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강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산업은행의 신속한 이전을 약속한 이후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강 회장이 이전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일부 임직원을 부산에 우선적으로 내려보낼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부산이전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동조합과의 극한 대립이 예상된다. |
산업은행 노조는 이러한 강 회장의 행보에 파업 카드까지 꺼내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노사갈등으로 인해 산업은행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산업은행 부산이전 추진계획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9월부터 회장 직속 전담조직으로 ‘부산이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운영한다.
산업은행은 태스크포스를 통해 부산이전과 관련된 사항을 준비하고 직원 반발을 해소할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안에 이전대상 범위와 부지 확보 방안, 이전 일정 등을 담은 기본방안의 검토를 마친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23년까지 균형발전위원회에서 산업은행 부산이전 계획을 최종 승인하고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법의 개정도 추진한다.
이러한 절차가 마무리되면 2023년 이후 부산에 마련될 산업은행 신사옥 준공에 맞춰 산업은행 이전이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이 산업은행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국정과제에까지 오른 산업은행 이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조직의 일부와 인력을 먼저 부산으로 옮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작성한 산업은행 부산이전 추진계획이 알려지자 산업은행 직원들의 불만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강 회장이 8월31일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동행해 신속한 이전 추진을 약속한 상황에서 구체적 추진계획까지 등장하자 직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추진계획에서 8월24일 열린 내부 간담회가 은행 측의 일방적 배경설명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노조와 직원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고 부산이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절차처럼 소개된 것이 직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한 산업은행 노동조합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전 논의의 당사자인 직원들의 의견이 묵살되면서 일방적으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어 직원들이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 조합원은 “그냥 이전에 관한 배경설명만 있었던 간담회가 진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설명회로 둔갑해 직원들의 반발이 크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직원들의 분노가 커짐에 따라 부산이전 반대 투쟁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강 회장의 취임 이후에 부산이전을 반대하는 시위를 매일 아침 열어왔는데 15일 100일을 맞는다.
특히 16일에는 상위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예정돼 있어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15일을 기점으로 투쟁 강도를 끌어올릴 구상을 하고 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이미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16일부터 산업은행 노조도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부산이전 문제도 있으니까 직원들의 파업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