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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시장 급변, '아우' 손보 따라하는 '형님' 생보 속내에는 'MZ'가 있다

박소망 기자 hope@businesspost.co.kr 2022-09-0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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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시장 급변, '아우' 손보 따라하는 '형님' 생보 속내에는 'MZ'가 있다
▲ 최근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 상품의 특징이 가미된 생명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MZ세대 고객층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절대강자`였던 생명보험(생보)이 변했다.

아우 격으로 만년 2등이던 손해보험(손보)에게 1등 자리를 내준 것으로 모자라 손해보험 상품을 어설프게라도 닮은 생명보험 상품을 출시해 젊은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는 기성세대들로부터 MZ세대로 보험시장의 중심이 옮겨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 보험설계사는 “어른들 중에 보험 없는 사람 있나...이제 MZ세대를 공략해야 하는데 이들은 생명보험이 자신들에게 손해라고 생각하는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손보상품을 닮은 생보상품들은 우리끼리 생보 포비아(공포)라고 부를 정도로 생보를 겁내는 젊은 고객들을 위한 미끼상품 같다”고 평가했다.

위기감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433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5.7% 올랐지만 생명보험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0.7% 감소한 순이익 2조1807억 원을 냈다.

생명보험사가 상반기 거둔 수입보험료는 모두 50조61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 감소한 반면 손해보험사는 상반기 52조8038억 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 1년 전보다 6.6% 늘어났다. 손해보험사는 장기보험(5.1%), 자동차보험(3.0%), 일반보험(8.4%) 등 모든 종목에서 원수보험료가 늘었다. 

◆ 생명보험사, 상품에 손해보험 특성 가미하며 변화 시도

생명보험사들은 생보상품에 손보상품 특성을 넣으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그동안 손보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자동차사고부상치료비 특약을 생보상품에 넣은 것이다.

올해 4월 흥국생명이 자동차사고부상치료비 특약을 포함한 생보상품을 출시한 이후 동양생명과 NH농협생명 등 다른 생보사에서 줄줄이 이와 유사한 상품들을 내놨다.  

동양생명은 (무)수호천사내가만드는상해보험을 7월 출시했다. 이 보험은 주계약을 통해 재해사망을 보장하며 자동차사고부상치료특약T를 포함했다. 

만일 보험 가입자가 자동차사고를 원인으로 자동차사고 부상등급표의 부상등급을 받은 경우 1급(800만원)~14급(10만원)까지 등급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손보상품을 닮은 생보상품들은 인수대상, 자동차범위, 사고장소 등 구체적 조건에서 손보상품과 차이가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NH농협생명이 출시한 ‘뉴(New)삼천만인NH재해보험(무)’을 살펴보면 인수대상이 일반 손보상품에서 운전자, 비운전자, 영업용 모두 가입이 가능한 것과 달리 운전자만 가입이 가능하다. 

자동차범위에서도 일반 손보는 이륜차까지 보장하지만 이 상품은 125cc 이하 이륜차를 제외하고 있다. 사고장소도 일반 손보의 경우 도로여부를 불문하지만 해당 상품은 도로로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생명보험사에서는 보험료 납입 기간이 긴 것을 선호하지 않는 MZ세대를 의식해 생보상품을 손보상품처럼 짧은 기간으로 나눠 출시하기도 한다.  

올 2월 출시한 NH농협생명의 ‘NH종신보험’은 납입 방식을 투트랙으로 조정했다. 7년 동안 그대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기존 납부 방식과 3년과 4년으로 기간과 금액을 각각 나눠 내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의 1종 ‘스마트페이형’에서는 첫 납입기간과 다음 납입기간을 나눠 월 부담을 다르게 조정했다. 제 2납입기간에는 제 1기간에 비해 20% 보험료를 할인해 전체 납입보험료가 기존 납부방식보다 더 적게 내도록 구성했다. 

◆ 생명보험 살아나기 위해서는 MZ세대 공략은 필수 

보험시장 현장에서 변화의 움직임을 피부로 느끼는 보험설계사들은 이런 변화의 이유로 MZ세대를 지목했다.

이제 MZ세대가 공략대상 소비자층의 중심에 있게 되니 생보사들이 MZ세대의 입맛에 맞도록 적극적으로 손보 따라 하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그렇게 오래 보험을 붙잡고 있으려고 하나요.”

서울 시내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이렇게 말하며 “MZ세대는 ‘종신’이란 말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것 같고 모두 납부 기간이 짧은 것만 찾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보험설계사 B씨는 보험의 재테크화도 MZ세대의 특징이라고 일러줬다. MZ세대 소비자들은 생명의 소중함과 사망후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생명보험조차도 그 취지보다는 지금 당장 재테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는 얘기다.

B씨는 "젊은 고객들에게는 보험이면서도 돈을 모을 수 있는 특징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려 한다"며 "특히 납부기간이 10년을 넘으면 비과세 기능이 있어 적금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MZ세대의 사고방식과 생활패턴이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생명보험사들이 MZ세대를 겨냥해 상품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 실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보험을 가입할 여력이 남은 잠재고객이 MZ세대인데 MZ세대는 종신이나 연금보험에 관심이 적다"며 "실손의료보험이나 운전자보험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보험들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위해 생보사에서도 손보 특유의 구성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소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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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성
좋은 기사 내용 이네요..   (2022-09-07 17: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