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9-07 12: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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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휴마시스가 소액주주 의견을 받아들여 곧 개최하는 임시주주총회에 대해 잡음이 일고 있다.
주주총회 안건 중 사측이 내세운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 ‘주식병합’ 등 일부 안건이 소액주주들이 바라는 방향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휴마시스 소액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 등 사측 안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휴마시스 군포 공장.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월14일 열리는 휴마시스 임시주주총회 안건에는 소액주주 측의 제안이 다수 반영됐다.
앞서 네이버 카페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에 참여 중인 주주들은 1일 회사에 내용증명을 전달해 전자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경영을 책임지는 이사 1명과 인수합병 전문가인 이사 1명 등 추가 이사 2명 선임, 소액주주 추천을 받은 감사의 추가 선임, 이사 보수한도 3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증액 등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다루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휴마시스 이사회는 이사 후보로 박혜림 휴마시스 품질경영본부 총괄과 한상미 로엘법무법인 변호사를, 감사 후보로 장현주 새서울내과의원 부원장을 내세웠다. 전자투표제 도입과 이사 보수한도 증액도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올리기로 했다.
다만 소액주주 제안과 별개의 안건도 의결을 거치게 된다.
먼저 정관 변경안에는 전자투표제 도입 이외에도 적대적 인수합병을 방어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포함됐다.
신규로 이사를 선임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이사의 해임을 결의하는 경우에는 출석한 주주의 100분의 70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0 이상이 동의해야 하도록 정한다는 것이다.
액면가 100원의 보통주 5주를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1주로 병합하는 주식병합 승인의 건도 있다. 사측은 주식병합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적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주가를 안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일부 소액주주는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조항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의 한 주주는 “(경영진이)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고 회사를 소유하며 매년 보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 안건은 반드시 부결시켜야 한다”며 “큰 회사가 합당한 돈을 지불하고 회사를 인수하면 주주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소액주주모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사모펀드나 다른 기업에 소액주주의 주식을 팔거나 피인수를 돕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병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많지 않다. 주식병합을 하면 주당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거래량이 줄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임시주주총회 전에 사측이 자기주식 추가 매입, 대규모 무상증자를 비롯한 소액주주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은 앞서 내용증명으로 여러 안건을 제안하면서 △배당성향을 순수익의 20%로 확대 △주당 500원 특별배당 실시 △올해 매입한 자기주식 모두 소각 등을 함께 요구한 바 있다.
자기주식 소각과 동시에 △500억 원 규모 자기주식 추가 매입 및 1대 5 비율 무상증자 실시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 직후 1대 10 비율 주식병합 실시 등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휴마시스 사측이 이런 요구를 고려해 소액주주 측을 합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면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측 안건에 반대표가 쏟아질 공산이 크다.
6월 말 기준 휴마시스 지분 중 최대주주 차정학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 몫은 7.58%에 불과하다. 차 대표 이외에는 5% 이상 주주가 없어 전체 지분의 80.31%를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의사결정이 소액주주에 좌우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운영진은 7일 카페를 통해 “우리의 안건 제안에는 수많은 요구사항이 뒷받침된다”며 “우리는 (사측을 위한) 백기사가 아니며 주가 정상화 한 가지 목표로만 움직인다”고 말했다.
휴마시스는 체외진단전문업체로 코로나19 수혜를 통해 최근 급성장했다. 2019~2021년 실적 변화를 보면 매출은 92억 원에서 3075억 원으로, 수익은 영업손실 9억 원에서 영업이익 1849억 원으로 개선됐다.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이처럼 막대한 이익을 확보했는데도 직원과 주주에게 분배하는 데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휴마시스 주가도 최근에는 좀처럼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휴마시스 주가는 올해 2월3일 역대 최고가인 3만6450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5월10일 52주 최저가 1만1300원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현재 1만4천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