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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승부는 '복식', 삼성전자 구글과 손잡고 애플-TSMC 동맹 맞선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9-05 15: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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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승부는 '복식', 삼성전자 구글과 손잡고 애플-TSMC 동맹 맞선다
▲ 삼성전자 구글과 반도체 협력관계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구글 전용칩 이미지. <테크게이밍리포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구글과 동맹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시작으로 하드웨어 생태계 강화에 힘을 주고 있는데 이를 도와줄 파트너로 반도체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설계능력까지 갖춘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 기기,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신성장 사업을 키우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 분야에서 ‘구글-삼성전자’ 동맹이 현재의 ‘애플-TSMC’ 동맹에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2023년에 출시하는 스마트폰 ‘픽셀8’에 탑재되는 SOC(시스템온칩) ‘텐서3’이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제작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애플과 퀄컴 등 주요 모바일 AP 업체들이 TSMC의 3나노 공정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구글은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구글은 자체 프로세서 ‘텐서’를 통해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균열을 내려는 야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애플의 최대 파트너인 TSMC보다는 오랫동안 하드웨어 측면에서 협력해왔던 삼성전자와 손을 잡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종합반도체회사(IDM)라는 점도 구글에겐 매력적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애플처럼 자체 AP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아직 그만한 수준의 설계 역량까지는 갖추고 있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반도체 설계에서도 노하우를 갖춘 협력자의 도움이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순수 파운드리업체인 TSMC와 달리 반도체생산 뿐만 아니라 설계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구글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의 2021년에 출시된 1세대 텐서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100을 개량해 만들어졌고 텐서3 칩 설계 역시 구글과 삼성전자LSI사업부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전문매체인 패턴트리애플은 “구글은 2020년까지는 퀄컴 칩을 사용했지만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텐서 개발에 성공했다”며 “반도체 부족현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은 애플의 아이폰에 너무 뒤처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3나노 파운드리 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파운드리 승부는 '복식', 삼성전자 구글과 손잡고 애플-TSMC 동맹 맞선다
▲ 애플 아이폰과 TSMC가 제조한 모바일 프로세서 'A16 바이오닉' 이미지. <스크린랜트>
물론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구글을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당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글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21년 말 기준 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도 장기적으로는 애플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긴밀하게 통합해 구글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이 될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올해 5월 증강현실(AR) 기기인 구글글래스의 기능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글래스를 착용하면 다른 언어로 말하는 상대방의 말이 자동으로 번역돼 안경에서 문자로 보여주는데 이런 기능을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수준 이상의 첨단 반도체가 필요하다.

구글글래스는 개발 단계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팀은 “구글은 8월부터 직원 수십 명을 대상으로 AR 글래스 기능 테스트에 들어갔다”며 “구글은 기존 실험실에서만 기능을 실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제품을 테스트하기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구글은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자율주행차도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수많은 첨단 반도체가 필요하다. 일반 내연자동차에는 반도체 칩이 200~300개 정도 필요하지만 자율주행차에는 1천~2천 개의 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 같은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니라 다품종 소량생산이기 때문에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은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사와 쌓아온 협력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고 이는 다시 고객사를 떠날 수 없도록 하는 요인이 된다.

TSMC가 현재 애플과 엔비디아 등과 협력관계를 계속 단단하게 유지하는 것도 오랫동안 거래를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반도체업계에서는 파운드리 후발업체인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는 과제가 단지 기술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구글의 초기 하드웨어 사업에서 일부 협력하는 수준이지만 향후에는 애플-TSMC처럼 굳건한 파운드리 동맹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TSMC는 현재 전체 매출의 약 25%가 애플로부터 나오고 있다.

해외 IT매체 판드로이드는 “구글과 삼성이 매우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며 “구글은 스마트워치 운영체제(OS)와 텐서 칩을 삼성과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폴더블폰 디자인도 삼성전자가 일부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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