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제품 산업의 업황이 악화하면서 반도체 등 공급망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샤오미 매장. <바이두 홈페이지> |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적으로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전자제품 가치사슬 전체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전자제품용 반도체와 카메라 모듈 등 공급망의 동면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29일 중국 매체 재경에 따르면 완제품을 조립하는 공장부터 시작해 부품, 원재료, 반도체까지 모든 전자제품 가치사슬 업체들의 일이 줄어 들었다.
전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전자제품 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9% 감소했고 2분기 PC 출하량은 지난해 2분기보다 15% 줄었다.
스마트폰과 PC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관련 반도체 공급업체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재경은 “반도체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대부분 반도체 가격은 15%~20% 하락했고 일부 반도체 제품 가격은 50%~80% 내렸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공급난 시기에 급격하게 오른 만큼 이번에도 주문량 감소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빠르게 내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6월 월간 전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 넘게 감소했다.
반도체 뿐 아니라 전자제품 가치사슬의 모든 업체들은 현재 가동률 하락과 공장설비 유지비 상승, 인건비 상승 등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공급업체들 사이의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지면서 수주 가격이 더 낮아지고 이익은 계속 줄어드는 치킨게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공장들은 가동률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기 위해 원가와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수주를 따내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레드 디스플레이 분야를 보면 중국 공장들은 가동을 멈추지 않는 데 목표를 두고 원가 이하 수준으로 수주를 받아오고 있다.
반도체 분야는 그나마 친환경차라는 선택권이 있다. 전 세계 2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219만2천 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53.5% 늘어날 만큼 친환경차 시장은 호경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전자제품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차량용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연구개발에 최소 3년, 제품 인증에 14개월에서 1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경에 따르면 대형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업체를 선정할 때 업체의 연간 매출까지 본다. 업체의 반도체 제품을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그 만큼 전자제품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처음부터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전자제품 수요 둔화에 따른 영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재경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전자제품 산업의 불황은 최소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며 전체 가치사슬의 공급망도 긴 동면기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