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세기 말까지 중위도지역과 열대지역에서 폭염이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미국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에 걸친 미드호가 가뭄의 영향으로 수위가 낮아져 바닥을 드러내자 가라앉은 보트가 모습을 나타냈다. |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세기 말까지 중위도지역과 열대지역에서 폭염이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위도 지역은 위도 30~60도 사이를 말하는데 한국, 미국, 유렵 등이 포함된다.
미국 하버드대학 지구행성과학부 연구원인 루카스 바르가스 제페텔로 박사 등 연구진은 26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2100년까지 ‘열지수(Heat Index)’ 변화 추이를 예측한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열지수는 기온, 습도 등 요소를 고려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지표다. 미국 기상청(NWS)은 열지수가 섭씨 39.4도 이상을 ‘위험’, 섭씨 51.1도 이상을 ‘매우 위험’으로 분류한다.
연구진은 열대지역 및 아열대지역에서 열지수가 ‘위험’인 날이 2050년에는 연중 25~50%, 2100년에는 연중 대부분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위도 지역에서는 현재로서는 흔치 않은 폭염을 매년 겪을 것이며 특히 적도 가까이 위치한 국가들은 2100년에 연중 절반 이상을 야외 활동이 어려운 날씨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1979~1998년에 열대지역 및 아열대지역에서 열지수가 ‘위험’인 날은 연중 평균 15% 이하였다.
연구진은 2015년에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목표달성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리기후협정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로 막고, 섭씨 1.5도 이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연구진은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이 섭씨 1.5도 이하일 확률은 0.1% 수준이라고 봤다.
이미 2000~2020년 기준 지구의 평균기온은 1850~1900년과 비교하면 섭씨 1도 이상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제페텔로 박사는 논문을 통해 적극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번 연구는 심연(abyss)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