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T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린 계열사 스카이라이프TV의 케이블방송 채널 ENA 성장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드라마 앞으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 내놓으며 ENA를 지상파나 종편 채널과 비슷한 영향력을 가진 tvN에 견줄 수 있는 채널로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KT가 계열사 스카이라이프TV의 케이블방송 채널 ENA를 제2의 tvN으로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25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KT가 우영우 이후에도 인기 오리지널 드라마를 계속 내놓는 일이 ENA 채널 위상을 유료방송채널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tvN 수준으로 높이는데 관건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모두 4개의 ENA 채널을 보유한 스카이라이프TV는 ‘나는 솔로’, ‘강철부대’, ‘돌싱글즈’, ‘애로부부’ 등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해 인기를 끌었으나 드라마 우영우 만큼의 파급력을 보이지는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우영우는 최종화 기준으로 시청률 17.5%를 기록하며 유료방송채널 가운데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스카이라이프TV가 채널 이름을 ENA을 내세운 뒤 단 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기있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방송해야 한다. 이에 KT그룹의 콘텐츠 제작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는 2024년까지 5천억 원을 투자해 20여 편이 넘는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해 ENA채널 등을 통해 방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KT스튜디오지니는 에이스토리와 우영우를 공동제작해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역량을 높인 만큼 향후에도 역량있는 중소 제작사와 지식재산(IP)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드라마 공동제작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영우의 뒤를 이어 24일부터 ENA채널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굿잡’도 KT스튜디오지니와 프로덕션H, 애인ENM이 공동제작한 것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굿잡'의 1회 시청률은 2.3%로 집계돼 우영우의 최종회 시청률인 17.5%의 기세를 곧바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다만 우영우가 1회 시청률 0.9%에서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굿잡은 오히려 좋은 출발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애초 제작 계획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우영우의 대성공으로 우영우 시즌2가 제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다시 한번 우영우 신드롬을 재현할 수도 있다.
KT스튜디오지니 관계자는 “에이스토리와 우영우 시즌2 제작에 관해 꾸준히 얘기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영우 시즌2 제작이 이뤄진다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T그룹으로서는 최근 tvN채널을 보유한 CJENM과 콘텐츠사업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tvN의 성공방식과 노하우를 습득할 수도 있는 만큼 ENA채널을 tvN위상으로 올리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06년 10월 개국한 tvN은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응답하라 시리즈’, ‘미스터 션샤인’, ‘시그널’, ‘슬기로운 의사생활’, ‘빈센조’, ‘우리들의 블루스’ 등의 드라마를 연이어 히트시켰다.
이와 함께 ‘슈퍼스타K 시리즈’, ‘윤식당’, ‘신서유기’, ‘꽃보다 시리즈’, ‘어쩌다 사장’, ‘삼시세끼 시리즈’,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의 여러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tvN은 2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면서 화제성을 모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광고단가를 지상파 수준으로 높였다.
KT 계열사 KT스카이라이프의 아래 스카이라이프TV는 tvN보다 앞서 2004년 skyTV채널을 개국했는데 그동안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다 올해 4월 ENA채널로 브랜드이름을 바꿨다.
그 뒤 5월 ‘구필수는 없다’, 6월 우영우를 방영해 ENA채널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KT의 인터넷TV 올레TV에서는 ENA의 채널번호가 기존 29번에서 1번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스카이라이프TV는 ENA채널번호가 앞당겨짐으로 인해 기존보다 시청률이 30~60%가량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2049(20~40대)를 대상으로 한 시청률 순위에서 ENA채널은 7월 월간 기준 지상파 채널과 tvN에 이어 6위에 순위를 올리기도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NA채널은 우영우를 통해 채널 경쟁력을 확인했으며 하반기에도 '굿잡'에 이어 ‘신병’, ‘나는 솔로 그후’, ‘배우는 캠핑짱’ 등의 콘텐츠를 통해 광고 매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