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화재와 전력난이라는 중국발 변수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애초 예상을 뒤엎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OCI는 3분기 들어 공정효율화(디보틀넥킹)를 통한 증설분 생산을 시작했는데 폴리실리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24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OCI가 올해 하반기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
24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난해 말 소폭 하락세를 지나 다시 반등했는데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OCI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한 것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를 고려해도 공급 부족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조정에 들어가기 이전까지는 가격 강세 흐름이 꽤 이어지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태양광시장 분석기관 PV인사이트(PVInsights)를 보면 8월 셋째 주(15~19일)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kg)당 38.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부터 31~33달러대를 유지하다가 7월 초부터 38달러 선까지 급등했다.
이는 애초 시장의 예상을 비껴가는 흐름이다.
한국기업평가는 6월 초 올해 평균 폴리실리콘 가격을 킬로그램당 26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 평균 30달러 안팎을 유지하던 가격이 소폭 하향 안정화한다는 것이다.
7월 초부터 이어진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은 공급부족 우려를 키우는 중국발 변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세계 폴리실리콘의 85%가 생산된다.
6월 중순 중국 신장 지역의 폴리실리콘기업 이스트호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 달 동안 생산이 중단됐다.
중국은 6월을 ‘안전생산의 달’로 정했는데 이달에 화재가 발생한 탓에 3분기 다른 중국의 주요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정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중국 쓰촨성을 덮친 전력난도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쓰촨성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계속돼 전력난이 심화하며 산업용 전력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애초 중단 일정은 8월15일~20일이었는데 이후 25일까지 5일 더 연장됐다.
쓰촨성 지역은 중국 내 폴리실리콘 생산의 15%를 차지하는 곳이다. 이미 이 지역에 위치한 폴리실리콘기업 통웨이도 설비 가동중단 명령을 받았다.
OCI는 주력 제품인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에 다소 주춤했던 2분기를 지나 하반기에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하반기 폴리실리콘사업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OCI는 2분기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 181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9% 증가했다. 다만 폴리실리콘사업을 하는 베이직케미칼 부문을 보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3% 감소했다.
이는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의 생산라인 정비로 생산량과 판매량이 과거 최대치와 비교해 30%가량 줄어든 탓이다.
OCI는 최근 연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3만 톤에서 3만5천 톤으로 키워 가격 상승효과를 한층 더 볼 수 있다.
OCI는 5천 톤 규모의 디보틀넥킹 작업을 마치고 3분기부터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디보틀넥킹은 단순 증설 대신 생산설비 공정개선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미국에서도 폴리실리콘사업을 향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돼 OCI에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16일 시행된 인플레이션 완화법(감축법)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가치사슬에서 비중국 공급망을 강화하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은 미국 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 제조설비에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OCI는 미국에 생산설비가 없어 직접적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반사이익을 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이외에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은 OCI를 포함해 2~3개에 그친다.
6월21일 발효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도 긍정적 요소다.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에 따르면 미국 내 모든 항구에서는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일부라도 채굴, 생산 및 제조된 제품은 모두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것으로 여겨져 수입이 금지된다.
OCI가 미국 태양광시장을 중심으로 폴리실리콘 판매를 늘릴 가능성이 큰 셈이다.
현대차증권은 3분기 평균 폴리실리콘 가격을 킬로그램당 32달러로 가정했을 때 OCI가 3분기 베이직케미칼 부문에서 영업이익 217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44% 늘어나는 것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산업은 중국이 전체 가치사슬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지만 OCI는 사업경쟁력이 좋아 인플레이션 완화법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