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사태가 세계 경제에 갈수록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가뭄으로 말라버린 미국 네바다주의 레이크미드 호수. < AFP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 사태가 세계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가별로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글로벌 경제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19일 CNN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와 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세계 경제 상황이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CNN은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칠 타격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힘을 얻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세계 3대 경제가 이를 현실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뭄과 폭염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겪으면서 주요 산업에 일제히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에서 가뭄 사태는 특히 텍사스주 등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지역연론 KXAN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테슬라 전기차공장 등 산업단지가 밀집한 텍사스주 오스틴에 현지시각으로 18일 비가 내렸다. 51일 만에 처음으로 비가 온 것이다.
텍사스주 대부분 지역은 현재 생활용수와 산업용수, 농업용수 등이 현저히 모자란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현지 당국에서 가정의 물 사용량을 한동안 제한했을 정도다.
CNN은 미국 전체 농업 인구의 약 75%가 올해 가뭄으로 흉작을 겪을 것이라 예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하며 기후변화가 경제에 큰 위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바라봤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찾아오는 가뭄 사태는 해마다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도요금과 농산물, 공산품 등 가격이 모두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텍사스주는 가뭄뿐 아니라 겨울에 발생하는 폭설 사태로 삼성전자 등 현지에서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등 리스크에 놓이고 있다.
CNN은 가뭄 사태가 미국 서부 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극심한 기후변화 주기가 더 자주 반복되거나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 8월까지 이어진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진 중국 양쯔강의 모습. |
중국은 최근 폭스콘과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의 제조공장이 밀집한 쓰촨성의 폭염 사태로 전력 소모량이 급증하면서 현지 공장 가동을 강제로 중단하는 등 특단의 조치에 들어갔다.
쓰촨성은 60년 만에 가장 심각한 폭염과 가뭄 사태가 겹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사태가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0.3%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유럽 대륙에 위치한 여러 국가에서도 가뭄 사태가 경제적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CNN은 독일 라인강의 수위가 낮아져 물류선박이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점을 예시로 들면서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줄이고 있어 폭염에 따른 전력 사용량 증가에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을 이중으로 받고 있다.
CNN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경제가 기후변화에 압박을 받고 있다”며 “경제 안정화를 추진하기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세계 주요 국가들은 모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여파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변화 사태가 실제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악시오스는 “기후변화는 전 세계 인플레이션 심화를 주도하는 숨겨진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며 “식료품과 의류, 전자제품 등 모든 분야에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악시오스는 가뭄뿐 아니라 최근 한국과 유럽 일부 국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도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보도했다.
주요 국가들이 기후변화 위기에 확실한 대응체계를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로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결국 전 세계 공급망 붕괴를 일으켜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경제에 장기간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악시오스는 “미국과 중국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기후변화 사태는 앞으로 더욱 흔하게 발생할 것”이라며 “친환경 산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