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5시간 넘는 거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행한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가 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초대형투자은행(IB) 5곳 가운데 순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규모가 가장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가 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 상징물. |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별도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 지출 규모는 33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325억 원과 비교해 5년 동안 2.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본규모 3조 원 이상 대형 증권사 9곳 가운데 지난 5년의 전산운용비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친 곳은 한국투자증권 뿐이다.
같은 기간 다른 대형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는 신한금융투자 111.56%, 미래에셋증권 85.44%, 키움증권 60.50% , 하나증권 51.28%, NH투자증권 41.55%씩 늘었다.
이 외에 KB증권 25.7%, 삼성증권 17.93%, 메리츠증권 17.86%의 증가폭을 보였다.
전산운용비 증가폭만 놓고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하위권에 자리했다.
2021년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 규모는 자본규모 상위권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822억 원), 키움증권(764억 원), 미래에셋증권(675억 원)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5년 전에도 한국투자증권(325억 원)은 삼성증권(671억 원)과 키움증권(476억 원), 미래에셋증권(365억 원)에 이어 4위였다.
당시 5위였던 NH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는 219억 원으로 한국투자증권에 한참 뒤졌지만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은 전산운용비 지출을 310억 원으로 키웠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2017년 147억 원에 그쳤던 전산운용비를 2021년 311억 원까지 늘렸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온라인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증권사마다 전산운용비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는데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만 제자리 걸음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IB) 5곳 가운데 영업수익 및 순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규모가 가장 작은 증권사로 나타났다.
순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비율
(%)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삼성증권 |
27.15% |
21.87% |
19.41% |
15.23% |
8.78% |
미래에셋증권 |
8.59% |
11.05% |
11.07% |
8.89% |
8.18% |
NH투자증권 |
6.17% |
7.71% |
6.00% |
6.06% |
3.91% |
KB증권 |
7.13% |
7.70% |
6.41% |
5.47% |
4.08% |
한국투자증권 |
6.68% |
6.65% |
3.02% |
4.92% |
3.46% |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년동안 별도기준으로 영업수익 12조1812억 원, 순이익 9622억 원을 올렸다.
이 가운데 전산운용비로 나간 돈은 333억 원으로 영업수익 대비 0.27%에 해당한다. 순이익 대비 전산운용비는 3.46%에 그쳤다.
반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 가운데 전산운용비 규모가 가장 큰 삼성증권은 지난해에 영업수익의 0.85%, 순이익의 8.78%를 전산운용비로 썼다.
전산운용비는 증권사 전산시스템 운용 및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기업의 판매와 관리, 유지에 필요한 필요한 비용을 통틀어 지칭하는 판매관리비에 전산운용비도 포함된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전산운용비에는 다양한 내역이 포함되지만 시스템 설치나 구축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기도 한다"며 "IT 담당 내부 인력의 인건비 역시 판관비 계정 가운데 전산운용비가 아니라 급여 항목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