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물류사업 분할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거센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주가하락 등 주주가치 훼손으로 '제2의 삼성물산'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 삼성SDS 사업분할을 포함한 사업재편의 방법을 놓고 불확실성 리스크를 제기하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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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SDS는 7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향후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겠으며, 나머지 사업도 전사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사업분할 방안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측은 2012년 물류사업을 시작한 뒤 4년만에 약 2조6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지만 물류 전문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외사업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물류사업 분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사업분할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SDS는 외부 전문기관 등의 자문을 거쳐 분할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이날 오후 2시 잠실사옥을 항의방문하는 등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앞서 인터넷포털사이트에 카페를 열고 분할 검토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을 받기 시작한 데 이어 앞으로 집단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이날 입장자료에서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이 적용돼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부당이득을 취했는데 삼성SDS에서도 이런 일을 되풀이 한다면 소액주주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SDS 물류사업부문을 분할하고 삼성물산으로 헐값 매각해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물산에만 유리하게 합병을 진행한다면 여러 시민단체, 정치권 등과 연대하여 이재용 부회장(대주주일가)을 비롯한 삼성에스디에스 최고 경영진과 임원들에 대해 주가조작, 배임죄 고소 및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액주주들에 따르면 이들은 4월27일 회사를 방문해 삼성SDS 물류분할 추진 및 삼성물산과 합병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수차례 받았다. 또 적극적인 M&A와 사업투자에 나서 성장성을 높이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소액주주들은 “사내유보금을 사업확장 및 투자에 사용한다고 경영진이 말해 놓고 지금처럼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등 건실한 회사를 공중분해 시키는 것은 믿고 기다려온 소액주주들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증권가에서 삼성SDS 물류사업 분할을 포함한 사업재편에 대해 주주와 소통을 소홀히하고 있다는 비판적 의견이 제기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주는 인질이 아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삼성그룹의 삼성SDS 사업개편 검토 방안에 대한 일부분의 정보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져 특정주식의 주가에 영향을 받는 것은 정당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만 증폭시키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분할방법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데도 삼성그룹이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명확하지도 않은 내용으로 불확실성만 증폭시켜 특정주식의 주가가 빠지게 되면 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한테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