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개인 공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1위 주식부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기가팩토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개인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전용기를 타고 5분 안팎에 불과한 짧은 거리를 이동한 사례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테슬라의 친환경 경영 목표와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9일 지역언론 오스토니아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과 테슬라 경영진 등 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개인 공항을 오스틴에 신설하려 하고 있다.
오스틴은 테슬라가 최근 가동을 시작한 텍사스 기가팩토리 공장이 위치한 지역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본사도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오스틴으로 이전했다.
테슬라와 머스크는 공장 및 본사 건물 신축을 위해 오스틴에서 대량의 토지를 매입했는데 공항 건설이 예정된 부지도 이 가운데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스토니아는 공항 신설을 위해 미국 정부 당국의 승인 등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바이든 정부와 머스크가 최근 여러 정치적 사안을 두고 의견 충돌을 겪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기가팩토리가 가장 가까운 오스틴 국제공항과 불과 8km 남짓 떨어져있다는 점도 개인 공항 건설 목표가 당위성을 얻기 어려운 배경으로 분석된다.
머스크의 지나친 전용기 탑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머스크 전용기가 5분 이내의 짧은 비행을 한 사례가 여러 차례 나왔다는 점이 화제를 모으며 도마 위에 올랐다.
차를 타고 이동해도 10분에 불과한 거리를 굳이 전용기로 이동했다는 점이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테슬라의 성격 및 친환경 경영 목표와 상반된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머스크의 전용기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일론젯’을 통해 알려졌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5분 거리를 비행기로 이동하는 머스크가 친환경 선구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거나 “환경을 위하는 척만 할 뿐”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전용기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일론젯' 트위터 계정. |
일론젯은 머스크를 포함한 세계 주요 유명인사의 전용기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여러 계정을 보유한 대학생 잭 스위니가 운영하고 있다.
머스크가 올해 초 그에게 5천 달러를 줄 테니 계정 운영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스위니는 이런 요구를 거절하고 5만 달러와 테슬라 인턴십 기회를 요구했는데 머스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머스크가 막대한 자금을 들이는 개인 공항 설립을 추진하는 데는 해당 계정을 통해 자신의 전용기 이동 경로가 노출되는 데 반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일론젯 계정에 “머스크는 부자이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다”거나 “그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잭 스위니는 일론젯 계정을 통해 머스크가 전용기를 통해 이동할 때 사용하는 항공유 사용량 및 가격, 이산화탄소 발생량 추정치 등을 이동 경로와 함께 공개하고 있다.
머스크의 전용기는 최근 25분 동안 비행하며 1462달러치의 항공유를 소비했고 2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오스틴 지역에 개인 공항 신설이 추진된다면 환경 문제를 두고 머스크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잭 스위니가 운영하는 일론젯 계정은 현재 48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두고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 유명 인사의 전용기 추적 계정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거나 탄소 배출량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도 두고 있다.
스위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러시아 재벌 등 유명 인사들이 보유한 전용기 정보를 제공하는 계정을 개설한 적도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