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기침체 발생이 가상화폐 시세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참고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경제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화폐가 출범 뒤 처음으로 미국 경기침체라는 변수를 맞이하게 된 만큼 앞으로 시세 변동성과 불확실성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9일 “가상화폐 단기 시세 전망이 다시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둘러싸였다”며 “투자자들이 여전히 불안한 심리를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와 미국 경기침체 진입,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한 미국과 유럽 당국의 규제 가능성 등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특히 미국 경제가 공식적으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다면 가상화폐와 관련한 투자심리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으로 -0.9%를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며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기준에 부합하게 된 셈이다.
다만 미국 경기침체 발생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비영리단체인 전미경제연구소(NBER)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아직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경기침체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에 변수로 지목되는 이유는 가상화폐가 시장에 등장한 뒤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 S&P500 지수와 같이 역사가 오래 된 지표는 과거 경기침체 당시 움직임을 바탕으로 향후 흐름을 예측할 수 있지만 가상화폐 시세는 이런 근거를 찾기 어렵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S&P500 지수와 큰 연관성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경기침체 발생에 따른 증시 하락이 가상화폐 전반적 시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포브스는 “특히 대형 가상화폐는 주식시장과 매우 밀접한 움직임을 보인다”며 “증시가 급락한다면 가상화폐 시세 역시 ‘자유낙하’를 시작하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과 달라진 만큼 경기침체가 앞으로 가상화폐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투자기관 아카펀드는 가상화폐 전문지 코인데스크를 통해 “경기침체 발생 여부는 비트코인과 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영향이 이미 연초부터 이어진 가상화폐 시세에 대부분 반영된 만큼 경기침체가 새로운 변수로 반영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아카펀드는 경기침체는 이미 시장에 널리 인식된 경기 불확실성의 한 가지 단면에 이름을 붙이는 데 불과하다며 오히려 투자자들이 화폐가치 하락에 대안을 찾게 될 가능성도 크다고 바라봤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인플레이션 위험 분산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투자 수요가 새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지시각으로 28일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뒤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