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친환경, 바이오사업 분야에서 미국 투자규모를 늘린다.

SK는 미국 현지시각 26일 오후 2시에 최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진행해 미국에 22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최 회장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서 미국에 220억 달러를 신규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전기차배터리 분야에 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것을 더하면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약 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15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활용된다. 

SK그룹은 이번 반도체 투자는 단순히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이외에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20억 달러, 첨단 소형원자로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전기차 및 친환경에너지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한다면 SK와 협력관계에 있는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고 이들의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SK의 미국 투자가 미국 핵심산업 인프라와 공급망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의 미국 투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미 양국이 힘을 모으고 있는데 이는 핵심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다"면서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데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단행하면 미국 내 일자리는 2025년까지 4천 개에서 2만 개까지 늘어날 것이다"며 "이번 SK그룹의 투자는 미국과 한국이 21세기 기술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투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애초 최 회장은 백악관에서 직접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영향으로 화상면담으로 진행됐다.

이날 화상면담에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유정준 SK 북미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알리 자이디 백악관 환경 어드바이저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면담에서 최 회장의 영어이름인 '토니'를 수차례 부르면서 동시에 최 회장의 투자계획 설명에 여러 차례 "땡큐"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최 회장을 직접 대면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면서 "최 회장이 다음번에 백악관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점심식사를 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이번 대미투자를 놓고 한미 양국의 대표적 '윈윈 경제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SK그룹은 미국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미국 행정부는 SK그룹의 투자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미국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SK그룹은 2026년까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에 247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국내 투자 179조 원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같은 핵심 생산기반과 연구개발(R&D) 기반이 국내에 있는 만큼 국내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훨씬 규모가 큰 국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외 투자도 함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번에 발표된 대미 투자계획은 물론 이미 확정된 국내투자 역시 흔들림없이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