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과 과제
|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2022년 6월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된 스타트업 투자박람회 '넥스트라이즈 2022'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강석훈은 산업은행 회장으로서 국내 산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기업을 지원해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석훈은 취임사에서 “미래의 산업은행은 혁신성장의 디딤돌, 경제안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대표 싱크탱크,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KDB, 그린·디지털·바이오 전환 선도기관, 시장안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한 뒤 첫 공개행사로 스타트업 박람회인 ‘넥스트라이즈 2022 서울’을 찾아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기업 구조조정과 매각 절차도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기업으로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KDB생명 등이 있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의 매각과 HMM의 경영 정상화에 따른 지분 매각도 과제다.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는 유럽연합(EU)이 2022년 1월13일 현대중공업의 인수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놓은 뒤 ‘플랜B’ 등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조 파업 등 노사갈등에 대한 산업은행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계속되면서 대한항공의 인수가 늦춰지고 있다. 매각을 반대하며 산업은행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노동계와 갈등도 풀어야 한다.
KDB생명도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2022년 4월 매각이 무산됐다.
HMM은 해운업 호황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 매각설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원활한 인수합병 여건 조성을 위해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을 일정 부분 단계적으로 매각해야 할 필요성이 떠오른다.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동조합과 갈등도 풀어야 한다.
노동조합은 강석훈을 '
윤석열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특명을 받고 온 낙하산’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강석훈은 산업은행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로 취임식을 바로 열지 못하고 임명된 지 15일 만에야 열 수 있었다.
강석훈은 산업은행 본점 이전과 같은 현안에 대해 직원들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석훈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본점 이전 등 현안 사항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하면서 여기서 모인 구성원의 목소리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강석훈이 산업은행 기능의 재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정책금융의 역할을 새롭게 재정립한다는 구상을 지니고 있으며 2008년에 산업은행 민영화를 추진했던 김주현을 새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업무를 기능별로 쪼개고 분산해 산업은행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산업은행 기능을 중소기업 금융지원, 구조조정 및 혁신기업 투자, 상업금융 등으로 나눈 뒤 중소기업 금융지원과 상업금융 부문을 민영화하거나 정책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 역할을 모아놓은 ‘중소기업 정책금융공사’에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강석훈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3년 정책금융기관을 재편하기 위해 정책금융공사와 산은금융지주, 산업은행을 하나로 합치는 한국산업은행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적이 있다.
◆ 평가
| ▲ 2016년 9월1일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와 중국, 라오스 등 3개국 순방과 관련해 경제 분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강석훈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네 살 때 부친이 돈을 벌러 서울로 떠나 7년 동안 모친 홀로 자식들을 키웠고 열한 살 때 부친이 서울로 가족을 불렀다고 한다.
가정형편을 생각해 공부에 매달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고,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다녔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로 유학 가서도 강사와 조교 등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해 경제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제 금융환경 분석과 금융경제 정책을 오랫동안 연구한 정책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경제이론에 대한 전문성과 업무추진력을 갖춘 정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장을 기본 모델로 해 시장경제 질서를 바로잡고 분배와 복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의 중심점을 잡아야 한다는 경제정책관을 지니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82학번 동기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김철주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송인창 전 아시아개발은행 상임이사 등이 있다.
1990년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이한구 전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200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부모임에 초대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친박 핵심으로 꼽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함께 '위스콘신 학파'로 분류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공약이 그의 손을 거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책 실세로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제안을 받고 망설였으나 배우고 연구한 것을 실제 적용해보고 싶은 마음에 정치 참여를 결심했다. 2012년이 경제학 경력 30년이 되는 해라 삶을 중간정리한다는 의미도 있었다고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든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는다. 선거 때 공약으로 내세우고 입법까지 이뤄냈을 때 감격했다고 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아 경제정책을 설계하면서도 정부와 협업 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경제부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야당 의원들로부터도 겸손하게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합리성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다.
의원 시절 서울상대 82학번이 중심이 된 여상회(서울상대 출신 여의도 모임)를 만들기도 했다. 분기에 한 번가량 정치권과 금융권, 학계에 있는 동기들이 모여 강의를 듣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떨어진 뒤 "반사체에서 발광체가 되기 위한 길을 고민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2019년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경제 이야기를 하다가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 이해도를 높이 평가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어야 한다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관이었다고 전했다.
기회성장론을 주장한다. 경제주체가 자기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언론과 관계가 원만하다.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할 때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극비 작업을 하느라 기자들의 면담 요청을 매번 뿌리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느껴 사비로 인수위 기자실에 귤 수십 상자를 보내기도 했다.
온화하고 합리적이며 소탈하다.
정치에 들어서기 전에 대학 강단에서 오래 학생들을 가르쳐 생각이 젊은 편이라는 말을 듣는다.
종교는 개신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