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YMTC가 연내 196단 3D낸드 반도체 양산 및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YMTC의 128단 3D낸드 반도체.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기업 YMTC가 연말까지 196단 3D낸드 기술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계를 구축해 고객사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들이 원가를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 발전에 주력하는 가운데 YMTC의 거센 추격이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26일 디지타임스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YMTC는 현재 196단 및 232단 3D낸드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며 새 반도체 생산공장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96단 3D낸드는 이미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위한 샘플 배송이 시작됐고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양산과 공급을 시작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디지타임스는 “YMTC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새로운 3D낸드 생산라인 증설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YMTC의 196단 3D낸드 양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를 기술력 측면에서 단기간에 따라잡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200단 3D낸드 양산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해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올해 말부터 세계 최초 232단 3D낸드 생산을 목표로 잡아뒀다.
SK하이닉스는 현재 176단 3D낸드를 최신 기술로 확보하고 있으며 238단 3D낸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YMTC는 현재 128단 3D낸드를 주력으로 양산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경쟁사와 비교해 기술력이 수 년 이상 뒤처진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목표한 대로 연내 196단 3D낸드 양산체계를 구축한다면 기술 측면에서 SK하이닉스를 뛰어넘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상위 경쟁사와 격차도 단숨에 좁히게 된다.
▲ 미국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제품 이미지.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신규 시설 투자를 최소화하고 생산량을 조절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YMTC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노력에 핵심이 되는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아 경쟁사들의 생산 감축을 점유율 확대 기회로 노리게 됐다.
특히 하반기부터 YMTC가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 공급을 담당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유리한 성장 기회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3D낸드 기술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반도체 생산 원가효율이 높아지고 성능도 개선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기술이다.
YMTC가 처음 낸드플래시 반도체사업에 진출하고 자체적으로 3D낸드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하자 반도체업계에서 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5곳 이상의 대형 반도체기업이 난립한 글로벌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YMTC가 후발주자로 입지를 확보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YMTC는 단기간에 경쟁사들의 3D낸드 기술력을 따라잡고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됐다.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YMTC는 지난해 세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4.4%의 점유율을 차지해 6위에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 애플 아이폰용 낸드플래시 공급과 196단 3D낸드 양산, 신규 반도체공장 가동이 모두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YMTC의 신형 낸드플래시 양산 확대는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더 불을 붙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 실적에 더 큰 타격을 낳을 수도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YMTC가 공격적으로 노트북 등 분야에서 낸드플래시 공급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이는 가격 경쟁을 더 촉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