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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아가씨', 나홍진의 '곡성' 흥행 뛰어넘을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6-03 18: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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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의 '아가씨', 나홍진의 '곡성' 흥행 뛰어넘을까  
▲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아가씨’가 ‘곡성’ 흥행을 뛰어넘을까?

소문난 잔치에는 사실 먹을 것도 많기 마련이다. 물론 먹을 것이 많다고 해서 꼭 입맛에 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정말 먹을 것이 있는지, 입에 맞는지는 가서 먹어봐야 알 수 있다.

아가씨와 곡성 두 편 모두 한국영화로는 오랜만에 만나는 소문난 잔치다.

아가씨는 ‘국가대표급’ 박 감독의 신작이다 보니 일단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에도 개봉 이틀 만인 2일 50만 관객을 단숨에 돌파하고 3일에도 주요 영화예매 순위 1위에 올라섰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6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아가씨와 ‘엑스맨:아포칼립스’에 이어 3위를 지키고 있다.

아가씨와 곡성은 2편 모두 감독의 이름값만으로도 ‘믿고 보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듦새는 손색이 없지만 관객의 반응은 엇갈릴 수 있다. 두 편 다 소재와 주제, 표현방식 등 어느 면에서도 결코 가볍게 즐기기 힘든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 한국영화 연출로는 2009년 ‘박쥐’ 이후 7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친절한 금자씨’ ‘박쥐’에 이르기까지 내놓는 영화마다 워낙 강렬한 반응을 일으켰던 만큼 제작준비 단계부터 기대를 받았다.

아가씨도 박찬욱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문제작으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복수 코드’가 관통하면서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동성애 코드가 더해졌다. 한마디로 공포와 쾌락이 혼재한 영화다.

대중적으로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지만 작품성만큼은 이의가 없는 듯하다. 시각효과를 극대화한 특유의 미장센이 서사적 이질감을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은 화제성에 비해 흥행에서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박찬욱이란 이름을 세계적 감독의 반열에 올려놓은 올드보이는 국내에서 300만 명 남짓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고 박쥐도 200만 명을 겨우 넘긴 정도다.

  박찬욱의 '아가씨', 나홍진의 '곡성' 흥행 뛰어넘을까  
▲ 영화 '아가씨' 포스터.
아가씨는 하정우씨 김민희씨 주연 외에 최근 주가가 껑충 뛴 조진웅씨, 신예 김태리씨가 뭉쳤다. 아가씨가 박찬욱 감독에게 흥행감독 타이틀도 붙여줄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검사외전’을 제외하면 한국영화계는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곡성의 흥행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아가씨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기대를 받는 이유다. 물론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은 곡성에 비해 청불 영화라는 점에서 단순비교는 곤란할 듯하다.


곡성은 나홍진 감독이 내놓은 6년만의 복귀작이었던 만큼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한 뒤 입소문을 타고 흥행세가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평단과 대중들의 반응에 상당한 온도차가 있지만 현재까지 올해 최고의 문제작임에는 틀림없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압도적 긴장감은 이러저러한 논란을 뛰어넘고도 남는다.  

곡성은 설정과 전개를 놓고 분분한 해석을 낳고 있는 점이 오히려 흥행의 불을 지피고 있다. 호기심을 끌어 올리고 재관람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가씨나 곡성 두 작품 모두 불편한 영화다. 소재나 표현방식이 결코 말랑말랑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반응이 상당히 뜨거운 것을 보면 한국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수준이 결코 낮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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