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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계열사의 이노션 지분 매매에 정성이 ‘결재’, 이해관계 일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7-20 15: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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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계열사의 이노션 지분 매매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5764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성이</a> ‘결재’, 이해관계 일치
▲ 롯데컬처웍스가 보유하고 있던 이노션 지분을 롯데쇼핑과 롯데지주에게 모두 넘긴 것은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사전협의를 통해 이뤄졌다. 사진은 2019년 5월10일 이노션과 롯데컬처웍스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모습. <이노션>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컬처웍스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그룹 광고계열사 이노션 주식 전량을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에 매각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롯데그룹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노션 지분이 이동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첫째 누나다. 

롯데컬처웍스는 이노션 지분 전량을 넘겨 최우선 과제인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을 틔우게 됐다.

정성이 고문으로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넘겼던 이노션 지분을 롯데컬처웍스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산하로 옮겨 더 안정적 환경을 구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컬처웍스가 보유하고 있던 이노션 지분 10.3%(206만 주)를 19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에 절반씩 매각한 것은 롯데그룹과 정성이 이노선 고문의 사전교감이 충분히 이뤄진 뒤 실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컬처웍스가 이노션 지분 처리 문제를 놓고 왜 정 고문과 합의를 거쳤는지 이해하려면 롯데컬처웍스가 이노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경위부터 살펴봐야 한다.

이노션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 계열사로 2005년 설립됐다. 현대차와 기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물량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웠기 때문에 애초부터 롯데그룹과 얽힐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노션과 롯데컬처웍스는 2019년 5월10일 콘텐츠, 해외진출, 마케팅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협력 및 업무제휴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제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지분 거래도 이 때 이뤄졌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보유하고 있던 이노션 지분 27.99% 가운데 10.3%를 롯데컬처웍스에 현물로 출자했다. 대신 롯데컬처웍스는 신주 13.5%를 발행해 정 고문에게 배정했다.

이렇다 할 인연이 없던 두 회사가 전격적으로 지분 스와프(주식 교환)에 나선 것은 이례적 일이었다.

당시 이노션으로서는 지분 매각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공정거래법 개정 움직임에 따라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이노션 지분율을 살펴보면 정성이 고문 27.99%,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29.99%였다. 지분 10% 정도를 팔아야 규제를 피할 수 있었지만 안정적으로 지분을 맡아줄 '믿을맨'을 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상황에서 정 고문 측이 롯데컬처웍스에 지분 교환 의사를 먼저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롯데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롯데컬처웍스는 이 제안을 반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관 사업만으로는 외형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지만 이노션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서 외연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지분 교환과 관련해 어떤 상세 조항들이 더 담겨있었는지는 뒤늦게 알려졌다. 롯데컬처웍스가 2020년 8월12일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를 수정하면서 두 회사의 상세 계약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이 내용을 보면 롯데컬처웍스가 보유하게 된 이노션 주식을 양도금지기간 이후 제3자에게 처분하려고 하면 매도인(정성이 고문)이 직접 또는 제3자를 지정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롯데컬처웍스가 이노션 주식을 처분하려면 정성이 고문의 뜻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 고문이 롯데컬처웍스에 넘긴 이노션 지분이 사실상 정 고문의 개인 지분인 만큼 정 고문에게 유리한 회사를 선택해 지분율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도 19일 이노션 지분 매각과 관련해 “앞서 정성이 고문 측과 합의를 마쳤다”며 “이에 따라 이노션 지분을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에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컬처웍스와 정성이 고문은 이번 지분 변동으로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이노션 지분 매매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5764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성이</a> ‘결재’, 이해관계 일치
정성이 이노션 고문.

롯데컬처웍스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2020년과 2021년에 영업손실로 각각 1604억 원, 1323억 원을 내며 부진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9년 말 274.3%에서 2021년 말 1594.5%로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컬처웍스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에 이노션 지분을 모두 매각해 조달한 약 931억 원은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를 놓고 “밖으로 공개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 고문 역시 이번 지분 변동은 얻는 게 많은 결정으로 파악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계속 피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기업에 이노션 지분을 맡기게 됐기 때문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에 이노션 지분을 맡기면 향후 두 회사의 배당에 따른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부수적 효과로 파악된다.

애초 정 고문은 롯데컬처웍스와 이노션의 지분을 교환하면서 롯데컬처웍스의 기업공개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컬처웍스가 일정 기간 안에 기업공개를 완료하지 않는다면 정 고문에게 부여한 신주를 현금으로 매입하는 조항을 주식 교환 계약에 넣어둔 것이 그 근거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이노션과 계약을 체결할 때 맺었던 상장마감 기한은 지나지 않았다”며 “상장이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상장 계획을 접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고문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첫째 딸로 1962년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보다 8살 많은 첫째 누나다.

그는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선호영 박사의 아들인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이후 주부로 지내다가 이노션 설립과 동시에 경영에 참여했고 현재는 이노션 고문이자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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