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7-19 1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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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토종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티빙과 KT, LG유플러스 '연합군'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이에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도 다른 국내외 OTT업체와 협력해 몸집 키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웨이브가 티빙고 KT LG유플러스 연합에 맞서 몸집을 더 키울지 주목된다.
1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콘텐츠웨이브가 거세게 추적해 오는 티빙에 맞서기 위해 국내외 다른 OTT업체를 끌어들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9월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3사의 ‘푹(POOQ)’이 통합돼 출범하면서 단숨에 국내 OTT 1위 자리를 꿰찼다.
티빙은 2021년 1월 JTBC의 콘텐츠 제작사 JTBC스튜디오를 2대 주주로 받아들인 데 이어 최근 KT시즌을 인수합병하기로 하면서 KT그룹의 콘텐츠사업 총괄법인 KT스튜디오지니를 3대 주주로 끌어들여 외형을 계속 키웠다.
티빙와 KT시즌의 통합은 오는 12월1일 완료된다. 이렇게 되면 월간 실사용자 수 기준으로 콘텐츠웨이브를 제치고 토종 1위 OTT업체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티빙은 LG유플러스가 지난 14일 선보인 새 구독서비스 ‘유독’의 제휴파트너로 합류한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앞으로 티빙을 연계한 이동통신 요금제를 출시한다. OTT 가입자 확대를 위한 공격적 행보를 나선 셈이다.
콘텐츠업계에서는 토종 1위 OTT사업자가 되면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 진출 때도 글로벌 OTT업체나 콘텐츠업체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플랫폼과 경쟁을 위해 국내 OTT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토종 1위 OTT사업자가 이 논의를 주도할 공산이 크다.
빅데이터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티빙의 월간 실사용자 수는 401만 명이며 KT시즌(156만 명) 사용자 수를 단순 합산하면 557만 명이 된다. 그동안 토종 1위 OTT플랫폼 자리를 지켜온 웨이브(423만 명)를 단숨에 뛰어넘게 됐다.
이에 콘텐츠웨이브가 국내 OTT업체인 왓챠, 쿠팡플레이 등과 제휴 내지 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콘텐츠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6월의 월간 실사용자 수는 왓챠 109만 명, 쿠팡플레이는 373만 명 수준이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OTT플랫폼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OTT플랫폼 통합 방향성에 관해서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어떤 사업자와도 언제든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로서는 OTT플랫폼 통합과 관련해 구체적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웨이브는 하반기에 오리지널 드라마, 예능, 영화를 잇따라 선보이는데 이들의 성공이 절실하다.
웨이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 의존도가 큰 반면 대표할 만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아직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달리 티빙은 ‘술꾼도시여자들’, ‘유미의 세포들’과 같은 히트작을 연달아 내놨다. 오랫동안 콘텐츠제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KT도 ‘구필수는 없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를 통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까지 엿보고 있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대표 콘텐츠가 없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며 “대중적으로 검증돼 안정된 기반을 보이는 지상파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재무적 체력을 든든히 해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수백억 원 이상이 필요한 텐트폴(대작) 드라마 제작 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콘텐츠웨이브는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도 연내에 의미있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규모가 제한된 국내를 넘어 미국, 일본, 동남아 등에 OTT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법인을 세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해외진출 방안과 관련해 해외 현지 OTT업체를 통합하는 등의 방향도 검토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