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드라이버’가 출발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카카오의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기존 서비스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리기사들은 카카오 측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책정했으며 이를 물타기하기 위해 ‘보험료 대납’ 등 근거 없는 말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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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카카오 대표. |
카카오 측은 대리기사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의 승객용 앱을 출시하고 31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전용앱으로 대리기사 호출 및 요금결제까지 가능한 모바일 서비스다.
현재 전체 대리운전 기사의 40%가량인 5만명 정도가 카카오드라이버의 회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는 대리기사들로부터 수수료(이용요금의 20%)를 제외한 프로그램 사용료, 호출 취소 수수료 등은 일체 받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대리기사들은 20%의 수수료가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대리기사협회는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이 평균 25%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카카오드라이버의 경우 기본 수수료 20%에 사업소득세 3.3%는 기사들이 별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와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김종용 대리기사협회 회장은 “콜센터 운영없이 대기기사와 ‘직거래’하는 방식인 카카오드라이버의 경우 5% 수준의 수수료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카카오가 대기업 지위를 내세워 수수료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리기사협회는 카카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이를 적극 지지했던 단체다.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이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할 때 “카카오가 나서서 혼탁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달라”며 지지집회를 열기도 했다. 기존 업체들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막상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고 보니 카카오도 기존 업체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게 협회 측의 시각이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수수료 문제는 3월부터 대리기사들과 협의해 결정했던 사안인데 이제 와서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리기사들의 수입이 수수료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최대 40%에 이르던 기존 업계의 과도한 수수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회 측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김 회장은 “카카오 측이 최대 40%라고 주장하지만 기존 대리운전업체 중 40%의 수수료를 떼가는 회사는 사실상 없다”며 “카카오가 수수료를 많이 내린 것처럼 보이기 위해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가 대신 내주기로 한 보험료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김 회장은 “기존의 대리기사들은 대부분 보험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보험료 대납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카카오드라이버로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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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의 대리운전 호출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홍보 이미지. |
현재 대부분의 대리운전기사들은 콜 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리운전보험에 가입한 뒤 1명 당 2~3개의 대리운전업체에 등록하고 있다.
카카오는 보험료 대납기준으로 ‘다른 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자’로 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른 대리운전회사에 등록한 사람까지 보험료를 내 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대리기사 강모씨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반기면서도 기사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드라이버를 통한 콜은 늘어나겠지만 전체적인 콜 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강씨는 “결국 업체간 경쟁이 콜비 인하경쟁으로 이어지고 대리기사들의 실질적인 수입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권가 일각에서 카카오드라이버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카카오드라이버의 편의성은 우수하지만 기존 업체들과 가격경쟁에서 불리해 점유율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카카오드라이버에 대한 시장기대치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