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수지구 뜨리에체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오는 8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하고 3분기 안에 선정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뜨리에체아파트는 SK에코플랜트가 1차와 2차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은 사업장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SK에코플랜트의 리모델링 첫 단독수주 사업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월 도시정비사업 조직을 개편해 리모델링 전담팀을 신설한 뒤 5월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리모델링시장 첫 진입의 성과를 낸 것이다.
다만 부개주공3단지 사업은 리모델링사업의 선두주자인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따낸 것으로 SK에코플랜트의 경쟁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용인 뜨리에체아파트가 SK에코플랜트 리모델링사업 본게임을 알리는 실적이 되는 셈이다.
리모델링시장 첫 진출 뒤 빠르게 단독수주가 가시화된 점은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실제 리모델링 시공 실적이 없지만 주택시장에서 SK에코플랜트의 수주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리모델링시장에 이제 막 발을 들인 만큼 수도권을 위주로 실적을 쌓으면서 입지를 쌓아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뒀다.
용인 뜨리에체아파트 수주실적은 이런 수주전략에 힘을 실어줄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뜨리에체아파트는 용인시 수지구 푸른솔로 49번지 일대에 1999년 준공한 430세대 규모 단지로 수평·별동 증축방식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0층, 494세대로 리모델링된다.
현재 용인 수지구를 포함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아파트 리모델링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인근 단지 시공권을 확보하면 인지도 향상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 등을 앞세워 앞으로 이 지역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용인 수지구는 현재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조합설립인가까지 완료된 단지가 13곳으로 파악된다.
수지 삼익아파트, 풍림아파트, 동아아파트 등 3개 단지가 모인 ‘삼풍동(1620세대)’에서부터 신정9단지주공(812세대), 현대성우8단지(1239세대) 등도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위한 조합을 설립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절차를 밟고 있다.
뜨리에체아파트가 위치한 죽전동에서도 더리버하임(336세대), 대주한신아파트(311세대) 등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있다.
인근에 위치한 1기 신도시인 성남 분당을 비롯해 수원 영통 등에서도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박 사장은 내년으로 다가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택사업 실적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는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기존 재건축, 재개발 외에 리모델링, 가로주택정비 등 소규모 정비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해 수주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리면서 재건축, 재개발 사업팀과 같은 규모인 인력 10여 명을 배치했다.
10대 건설사의 한 곳인 롯데건설도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새로 꾸렸으나 인력 규모가 4명 수준이었다. SK에코플랜트가 리모델링 사업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에코플랜트가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면 신성장동력인 친환경사업 확장만큼이나 시공능력평가순위 10대 건설사라는 건설시장 지위를 사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매출 규모와 수주잔고 등 실적을 유지해야 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주력사업이었던 플랜트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면서 회사의 매출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래 SK에코플랜트는 주택보다 플랜트부문이 덩치가 컸다. 2020년 SK에코플랜트 전체 매출에서 플랜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이르렀다.
사업분할과 매각이 진행된 2021년에도 플랜트부문의 매출 비중은 44.6%에 이르렀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업무상업시설 등을 짓는 건설사업부문인 에코스페이스(34.9%)보다 10%가량 높았다.
여기에 SK에코플랜트는 2019년 이후 전체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2019년 매출 9조922억 원을 낸 뒤 2020년에는 6조9664억 원, 2021년에는 6조1738억 원을 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기업으로 체질전환을 위해 공격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크게 증가한 상황이기도 하다.
SK에코플랜트는 부채비율이 2019년 277.6%에서 2020년 434.6% 증가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42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재무건전성 회복은 성공적 기업공개를 위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로 꼽힌다.
도시정비를 포함 국내 주택사업은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인 매출도 가능한 사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리모델링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등 좋은 성적으로 거두면서 상반기 도시정비 신규수주액이 8802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2021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4263억 원)의 두 배에 이르는 금액이자 2018년 이후 도시정비부문 최대실적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기존 도시정비조직에 리모델링 담당 인력도 있었기 때문에 팀 신설로 사업을 본격화한 뒤 빠르게 수주활동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리모델링사업은 이제 시작인 만큼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