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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막걸리도 이젠 '프리미엄 경쟁', 비싼 술이 뜨는 이유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7-04 14: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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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막걸리도 이젠 '프리미엄 경쟁', 비싼 술이 뜨는 이유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양조장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 <더본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프리미엄 주류가 뜨고 있다.

와인과 위스키 등 비싼 술로 여겨지는 제품만이 아니다. 막걸리와 소주 등 ‘서민의 술’로 여겨졌던 주류도 가격대가 상당한 제품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프리미엄 주류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가 보편화한 데다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스러움’과 ‘대중적’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 전통주 제조기업들의 노력도 무시하기 힘들다. 전통주의 대중화를 위해 규제가 완화된 점도 이런 흐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주와 막걸리의 프리미엄화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6일부터 편의점 CU에서 판매되는 ‘백걸리’는 350ml 용량 1통에 9900원이다. 백걸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운영하는 양조장 백술도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다.

국내 막걸리시장에서 수도권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서울장수의 장수막걸리가 CU에서 750ml 용량 1통에 1600원에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걸리는 이보다 13배나 비싼 가격으로 책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싼 가격에도 백걸리가 시장에서 무난히 흥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주류시장의 대세가 프리미엄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5월 초 가수 겸 배우 임창정씨의 프랜차이즈 고깃집에서 판매되는 막걸리를 상품화해 내놓은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는 출시 3주 만에 초도 생산 물량 10만 개가 완판됐다.

가격은 3300원으로 대중적 막걸리 상품과 비교해 2배 정도 비쌌지만 ‘맛있다’는 평가가 입소문을 타고 번진 덕분이다.

2011년 느린마을막걸리를 출시하며 막걸리의 고급화를 이끈 전통술 제조기업 배상면주가도 막걸리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지속하고 있다. 배상면주가의 매출은 2012년 146억 원에서 지난해 249억 원까지 증가했다.

느린마을막걸리의 편의점 가격은 750ml 기준으로 현재 3400원이다.

‘서민의 술’인 막걸리가 이처럼 '비싼 몸'이 된 배경으로는 여러 이유가 꼽힌다.

우선 코로나19라는 요인이 빠질 수 없다. 외식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홀로, 또는 가족과 함께 술을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했다.

홈술 문화의 특징은 취하기보다는 이색적 음주 문화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왕이면 밖에서 먹기 힘든 주류’를 마셔보자라는 유행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남들과 다른 막걸리를 소비한다는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문화도 이런 유행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MZ세대의 막걸리 사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편의점 CU에서 막걸리를 구매한 2030대 비중은 14.6%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이 비중이 24%까지 늘었다. 불과 1년 만에 비중이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단순한 취향의 변화만으로 보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규제가 사라진 것도 막걸리의 프리미엄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7년 전통주를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국가가 지정한 일부 전통주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 등이 포함된다.

온라인으로 술을 사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구매 편리성이 높아지자 시장이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시각이다. 소규모 막걸리 생산자들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면서 특색 있는 고급 막걸리 생산도 늘어났고 이에 발맞춰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주 막걸리도 이젠 '프리미엄 경쟁', 비싼 술이 뜨는 이유
▲ 증류식 소주 '빡치주'와 '개빡치주'. <왓챠 인스타그램>
소주도 마찬가지다.

소주는 오랜 시간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양강구도를 이룬 시장이다. 하이트진로가 복고 문화에 발맞춰 2019년 출시한 진로이즈백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소주다.

하지만 소주 역시 프리미엄화라는 흐름을 정확히 타고 있다.

가수 박재범씨가 4월에 내놓은 증류식 소주 ‘원소주’는 팝업스토어에서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행위) 열풍을 만들었다. 1병의 가격은 1만4900원으로 참이슬의 편의점 가격 약 2천 원보다 7배 이상 비싼데도 불구하고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일품진로나 화요 같은 증류식 소주는 일반음식점에서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탓에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홈술 문화의 확산 덕분에 ‘특별한 날에 즐길 수 있는 합리적 가격’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증류식 소주 시장에서도 개성 있는 제품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미국인 대표가 2011년 뉴욕에서 처음 만든 소주로 유명한 ‘토끼소주’는 5월부터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다. 

웹드라마 '좋좋소'에서 주류사업에 뛰어든 회사 직원들이 소주 브랜딩을 기획하면서 아이디어로 나온 증류식 소주의 지적재산을 활용해 지난달 실제 제품으로 출시된 ‘빡치주’와 ‘개빡치주’ 역시 출시 일주일 만에 1만 병이 모두 팔렸다.

좋좋소를 온라인 동영상으로 독점 제공하는 왓챠는 빡치주와 개빡치주의 상품화를 위해 전통주 제조기업과 손잡았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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