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삼걸 강원랜드 대표가 5월14일 태백 노인요양시설 예정지를 점검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강원랜드 실적이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은 웃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혁신'을 내걸고 공기업을 향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 강원랜드 내부에서 비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증권업계 안팎의 전망을 종합하면 강원랜드는 올해 3분기 성수기를 기점으로 실적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랜드의 영업과 관련된 각종 제한들이 2분기 중에 풀리면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고 5월에는 동시체류인원 제한, 사이드 베팅 금지 등 강원랜드를 겨냥한 모든 영업제한 조처를 풀었다.
3분기는 정상영업에 따른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데다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는 만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되는 데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랜드의 하루평균 이용객 수는 지난 4월 4200명 안팎에 머물렀으나 6월 들어 6200명 안팎으로 증가했다.
6월 이용객 수만 놓고 본다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 하루평균 이용객 수인 7300명의 90% 가까운 수준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강원랜드의 영업이익 정상화 수준을 3분기에 83% 정도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더 빠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강원랜드가 정상영업을 이어가고 실적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 사장은 이제야 강원랜드 경영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 사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4월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1년이 넘도록 비상경영만 이어왔다.
다만 강원랜드 안팎의 상황은 이 사장이 포부를 펴기 쉽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먼저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6월부터 공공기관을 향해 '혁신'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특히 이전 정권에서 임명돼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공기업 사장들을 대상으로 강한 압박이 예상되는데 이 사장의 임기는 2024년 4월까지로 아직 2년 가까이 남았다.
이 사장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제 21대 총선에서 안동시·예천군 지역구에 출마한 정치 이력까지 갖고있다. 게다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후보가 강원도지사에 당선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 강원랜드 인사 문제를 거론한 데 이어 당선 뒤에도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강원랜드 알박기 인사와 관련해 취임 뒤 들여다 보겠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를 향한 정치권의 거센 압박이 예상되는 시기에 강원랜드 내부에서 각종 비위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더욱 이 사장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강원랜드 안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외부영입 인사의 직장 내 갑질 논란, 직원 사이 데이트 폭력 사건 등이 연이어 터졌다.
사실 강원랜드의 내부 비위 문제는 국정감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일 정도로 고질적 문제이기는 하다.
202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원랜드에서는 최근 4년 동안 모두 124건에 이르는 내부 징계가 내려졌다”며 “조직 전체가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처럼 달리는 모습으로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 의원의 지적에 “예방과 교육을 이어가고 있지만 카지노를 비롯해 스키, 리조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3500여 명 직원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비위 행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답했다.
강원랜드 임직원의 징계 건수는 2021년에 33건에 이르렀다. 공공기관 가운데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