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산업이 강원도와 손잡고 강원 양양군에 조성하기로 한 '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 |
[비즈니스포스트] 동원산업이 추진하는 '친환경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 조성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동원산업은 전 세계 60조 원 규모의 대서양 연어 시장 선점을 위해 2020년부터 국내 최초로 민간주도형 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연어 양식장 건립의 첫 삽을 뜨기 위한 환경영향평가에서 당국의 보완 요구로 제동이 걸렸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원주지방환경청은 최근 동원산업이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중광정리 일원 11만여㎡ 부지에 조성하고 있는 친환경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4가지 보완사항을 요구했다.
동원산업은 2024년까지 2천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를 완공하고 여기서 연간 2만 톤의 연어를 생산할 계획을 세워놨다.
친환경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육상 기반 순환 유수식 양식시설로 종묘개발 연구개발센터, 가공공장, 체험시설 등이 구축된다.
현재 연어는 국내 최대 소비어종으로 급부상했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8년 기준 대서양 연어 3만8138톤이 수입돼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친환경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에서 연어 출하가 시작되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연어의 수입대체와 향후 동아시아 수출시장 물량 확보를 통해 2천억 원 규모의 수입 대체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환경청이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보완을 요구함에 따라 동원산업의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생긴 셈이다.
앞서 원주지방환경청은 6월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동해안 지역은 지속적 해안 침식이 발생하고 있어 해안에 근접하여 구조물을 설치할 경우 침식 저감대책 마련하다"며 "사업 대상 부지 내 해안사구는 생태적 보전가치가 있어 훼손을 최소화하는 개발전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환경청이 보완을 요구한 사항은 해안사구 침식 저감 방안, 관광 및 경관가치 훼손 방지책, 보전가치가 높은 생태환경에 대한 악영향 해소, 겨울철 철새 서식여부 조사 등이다.
보완사항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해안사구 침식 저감 방안 마련이다.
동원산업은 현재 사업 대상지 내에서 시설물 배치계획을 수정해야만 한다. 비즈니스포스트의 취재결과 연어양식장 시설 가운데 해안사구 침식에 영향을 주는 넓이는 전체 면적의 3분의 1 규모로 파악됐다.
이러한 환경청의 요구에 강원도와 동원산업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동원산업의 육상연어양식단지 조성사업이 행정절차에 발목이 잡힌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국토교통부 조정회의에서 육상연어양식단지의 신규 산업단지 지정 신청이 반려돼 3개월의 시간이 지연된 바 있다. 당시에는 양식장 설계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동원산업은 육상연어양식단지 조성사업 착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강원도 등과 협의해 미비한 사항에 대해서는 무리없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도 육상연어양식단지 조성사업 착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속초·인제·고성·양양)은 환경규제에 대한 특례를 추가한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산업의 육상연어양식단지 조성사업이 관심을 받는 것은 해양수산부의 스마트양식단지 조성 계획에서
연어 품목 생산량 목표인 4만 톤 가운데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의 스마트양식단지 조성 계획은 2019년 부산을 시작으로 경남 고성, 강원 양양, 경북 포항 등지에 수산물 양식단지를 조성해 연어, 새우, 해삼 등 수산자원의 수입대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원산업과 마찬가지로 연어양식사업에 나선 GS건설은 CJ푸드앤케어 및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부산에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예상 생산규모는 연 500톤 정도로 연 2만 톤인 동원산업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동원산업은 2020년부터 국내 연어 양식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원산업은 2020년 7월 노르웨이의 육상연어양식 회사인 새먼에볼루션과 투자협약을 맺고 연어양식장의 수질 유지를 위한 해수 순환기술을 확보했다.
같은해 9월에는 강원도와 연어양식단지를 양양에 조성하기로 합의하고 강원도로부터 대서양 연어 해수순치(적응), 육상 해수 양식기술 특허의 이전을 약속받았다.
강원도 해안가의 수온은 섭씨 12도 안팎으로 한해성 어종인 대서양 연어를 생육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2021년 6월에는 노르웨이 기업 아르텍아구아와 연어 양식장시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부터 설계공정 관련 시스템, 장비 구축, 납품, 설치, 시운전까지 턴키(시설을 곧바로 가동할 수 있는 상태로 완성해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계약을 맺고 양식장시설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동원그룹은 2014년 참치의 뒤를 이을 차세대 대표상품으로 연어를 낙점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해 11월 알레스카의 연어 어획 회사인 실버베이씨푸드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12.5%를 확보하면서 연어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실버베이씨푸드는 연어의 품질 관리와 가공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동원산업은 투자를 통해 연어의 수급 및 품질관리, 가공, 선별, 운송, 제조, 영업, 마케팅 역량을 갖추게 됐다.
연어는 차세대 식량 자원으로 꼽힌다. 국내 수입량과 소비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해수부의 수산정보 포털에 따르면 2017년 2억9543만 달러였던 국내 연어 수입금액은 2021년 4억7621만 달러 규모로 급증했다. 수입량을 살펴보면 2017년 3만271톤에서 2021년 6만2730톤으로 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