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 부사장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건강보험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한 뒤 운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앞세워 디지털 손해보험시장에 안착했는데 자동차보험은 특성상 손해율이 높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건강보험 등 새 먹거리를 키울 필요가 크다.
캐롯손해보험은 28일 ‘캐롯 직장인 생활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암보험이나 사망보험 같은 종합 건강보험과 달리 직장인이 비교적 많이 겪는 대상포진 등 생활질환을 중점적으로 보장한다.
이 상품은 구조가 단순하고 가입자가 원하는 보장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입자는 독감(인플루엔자) 항바이러스 치료비와 응급실 진료비 등 기본 계약에 포함되는 보장 외에 필요에 따라 ‘면역질환 모듈’, ‘스트레스질환 모듈’, ‘생활습관질환 모듈’ 등 3가지 보장 묶음을 선택할 수 있다.
면역질환 모듈은 대상포진 진단비 등을 보장해 준다. 스트레스 모듈에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비 등, 생활습관질환 모듈에는 위·십이지장, 대장 양성종양 진단비 등 보장내용이 포함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이번 출시 상품에 퍼마일 자동차보험처럼 ‘합리적 보험 서비스’라는 방향성을 적용한 만큼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캐롯 직장인 생활보험은 상품 구조가 어렵지 않아 다른 건강보험처럼 설계사의 도움이 꼭 필요하지도 않고 매달 내는 돈도 많아야 8천 원 정도로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최근 직장인 10명 가운데 8~9명이 생활 질환을 경험하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캐롯 직장인 생활건강보험은 큰 비용 부담 없이 합리적 비용으로 생활 질환에 대비할 수 있어 시장의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번 건강보험 상품을 향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품의 성과는 앞으로 캐롯손해보험의 사업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주력상품인 ‘퍼마일 자동차보험’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구축하고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다른 보험 상품과 비교해 손해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동차보험 이외에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데 이번 건강보험 상품의 성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에서 틈새공략이 가능한 건강보험 시장이 있는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암보험 등 건강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보장내용도 이해하기 어려워 여전히 설계사를 두고 있는 손해보험사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보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출범 뒤 3년 연속 순손실을 냈다.
순손실 규모는 2019년 91억, 2020년 381억, 2021년 650억 원 등으로 계속 커졌다. 올해 1분기에도 124억 원 적자를 봤다.
정 대표는 캐롯손해보험의 디지털 손해보험시장 안착을 안정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는데 흑자 전환까지 이끈다면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한화그룹 내에서 입지도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2022년 임원인사에서 정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캐롯손해보험은 2019년 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로 출범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액센추어에서 일하다 2012년 한화그룹에 들어왔다. 그 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보, 한화손해보험 전략혁신담당 상무보, 한화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을 지냈다.
정 대표는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디지털 채널을 통해 부담없고 간편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디지털로 바꿀 수 있는 보험의 미래를 보여주겠다"며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 가장 혁신적이고 새로운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