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올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톱5' 유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미국에서 증가하는 친환경차 수요를 잡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 <현대자동차>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와 PHEV, 순수전기차를 통틀어 모두 10종 이상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성장 초기단계인 순수전기차와 함께 PHEV에 더욱 힘을 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두 회사는 국내에선 하이브리드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미국에선 PHEV까지 전동화 모델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엔진이 중심이고 배터리가 보조하는 하이브리드와 달리 PHEV는 배터리를 중심으로 차가 구동하면서 엔진이 보조하는 형태의 차종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싼타페 PHEV와 기아의 스포티지 PHEV 모델 등이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올해 10월부터 싼타페의 PHEV 모델을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4월 앨라배마 공장에 3천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라인 변경 등을 준비하고 있다.
기아는 올해 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내놓은 데 이어 3분기에 스포티지의 PHEV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미국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PHEV모델을 미국에 대거 출시하면서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PHEV 자동차에도 친환경 차량 구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PHEV 자동차가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은 현재 친환경 및 전기차 산업을 키우기 위해 순수전기차 및 PHEV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에서는 친환경차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 스포티지. <기아>
미국에서 친환경차(하이브리드, PHEV, 전기차)는 소매기준으로 5월에만 모두 14만7511대 판매됐다. 2021년 5월보다 11%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미국 자동차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미국에서 5월 자동차 판매량은 소매를 기준으로 110만5천 대가 팔렸다. 2021년 5월보다 30%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PHEV 차량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해 성공적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시장에서 '빅5'를 굳히는 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2만2593대를 팔아 점유율 9.4%로 일본차 브랜드 혼다를 제치고 판매량 5위를 지키고 있다.
5월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자동차시장 합산 점유율은 11%로 GM과 토요타 포드 스텔란티스에 이어 5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시장 연간 판매량 순위에서 일본 혼다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앞으로 안정적으로 10%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미국 완성차시장에서 연간 점유율 10%는 빅5를 확실히 유지한다다는 의미를 가진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3사, 토요타, 혼다, 닛싼 등 일본 완성차3사가 전체 시장의 7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연간 점유율 10%를 넘는 곳은 제너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토요타 등 4곳에 그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 차종을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 기존 완성차 회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전동화모델에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자동차 공급망 안정화 이후에도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지난해 연간 수준인 약 10%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