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와 삼성SDS 등 삼성전자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삼성전자의 향후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며 동반부진에 휩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부품공급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매출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조직개편에 나선 효과를 보기 위해 자체 솔루션사업과 물류사업의 확대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 삼성전기, 매출처 다변화 절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전체매출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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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삼성전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매출에서 삼성전자로부터 얻는 매출의 비중은 60.2%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5%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매출비중을 줄이고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삼성전기의 주력사업은 카메라모듈과 기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통신모듈 등 부품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주로 공급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그동안 고속성장을 하면서 삼성전기도 장기간 수혜를 입었지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원가절감 전략을 강화하면서 삼성전기는 역풍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S7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새 모델 디자인을 이전 제품과 유사하게 유지하며 이전과 같은 부품을 대거 채용하는 전략으로 제조원가를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공급하는 고부가 부품의 비중이 줄어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9.5% 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 역시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성장으로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며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기는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들로 부품공급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자동차분야에서 카메라모듈과 통신모듈 등의 시장을 넓히기 위해 전장사업분야의 역량도 확대하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실적회복에 매출처 다변화와 전장사업에서 신성장동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더 공격적 전략으로 영업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삼성SDS, 기업가치 증명 위해 독자사업 강화
삼성SDS 역시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사업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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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성 삼성SDS 대표. |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SDS는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7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IT서비스에서 절반 이상을, 물류사업에서는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가전과 스마트폰 등 주요사업에서 외형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높은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삼성SDS의 물류사업도 점차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비용 효율화를 위해 IT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에 의존이 높은 삼성SDS의 실적에 악재로 꼽힌다.
삼성SDS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한 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자체적으로 성장능력을 증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SDS는 올해 처음으로 부문별 사장체제를 도입하며 자체 솔루션사업에서 사물인터넷 기술과 연계한 새 서비스를 출시해 세계 기업용 솔루션시장에서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사물인터넷을 통해 물류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류부문 솔루션 '첼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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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 |
원격 건물상태 관리와 진단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부문 사장은 최근 기술관련 포럼에 참석해 "사물인터넷을 통한 정보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솔루션사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삼성전자에서 얻는 매출과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최근 광고계열사인 제일기획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이 너무 높아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전자계열사 역시 삼성전자가 무너진다면 동반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