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로서 국회 원 구성 등 남아있는 문제를 해결하면 당내 친윤세력의 지지를 받아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권 원내대표는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언급했다.
그는 “그분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철학에 동의해 그 자리에 가 있는 것이지 윤석열 대통령의 철학에 동의해 가 있는 게 아니다”며 “철학도 맞지 않는 사람 밑에서 왜 자리를 연명하나”고 비꼬았다.
방통위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은 모두 장관급 임기제 정무직 자리들로 정부의 핵심 직책이다. 한 위원장과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임기가 1년 정도 남아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는데 권 원내대표가 총대를 멘 모습이다.
권 원내대표는 입법부 소속으로 해당 인사권과 무관해 이 같은 발언이 법적으로 걸릴 소지가 없다는 점도 고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5일 검찰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두고 재임 당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혐의로 ‘산업부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외가인 강릉이 고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부터 도우미 역할을 해와 대표적 '윤핵관'으로 꼽힌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4선 중진 의원으로서 정치 경력이 부족한 윤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보완하는 데에도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임명을 “부적절한 인사”라며 막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 행장을 강하게 추천했는데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해 중간에서 강하게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윤 대통령의 검찰 인사 편중 논란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내며 악화됐던 여론 개선을 이끌었다.
권 원내대표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아마 당분간은 다음 인사 때까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검사 출신을 기용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필요하면 검찰 출신 추가 기용을 하겠다"고 말했으나 공정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검찰 출신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선이 취소되는 등 이후로 검찰 출신 인사 기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논란이 잦아드는 모양새다.
권 원내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윤핵관으로서 친윤석열계 내부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ㅣ그는 최근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계 의원 모임인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출범 소식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된다”며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에 앞장서서 막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권 원내대표와 함께 윤핵관 ‘투톱’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들레 모임이 당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장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라며 “제가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저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이를 두고 권 원내대표가 당내 계파 갈등 심화를 조정하는 역할을 잘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들레가 출범하면 친윤석열계 세력화와 세 과시용 사조직이라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등을 둘러싸고 당내 최다선 정진석 의원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이 연일 이어졌던 ‘개소리’, ‘싸가지’ 등 말싸움 공방 과정에서도 중간에서 사태 악화를 막았다.
권 원내대표는 9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이제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혁신을 둘러싼 당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지만 논의 자체가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중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