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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차세대 EUV 확보에 총력, 이재용 '출장 성과'에 관심 집중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6-17 14: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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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첨단장비 확보에 직접 나서면서 오너리더십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인 ‘하이NA EUV’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고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ASML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등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 차세대 EUV 확보에 총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출장 성과'에 관심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부회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최근 불고 있는 특별사면 여론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가장 큰 목적은 ‘하이NA EUV’ 장비 확보로 분석된다.

EUV는 미세공정 반도체 노광공정에 쓰이는 핵심 장비로 전 세계에서 ASML만이 독점적으로 공급해 생산한다.

하이NA EUV는 빛이 나오는 렌즈 구경을 확대해 더 미세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2나노 이하 공정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장비로 2024년부터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보도 등을 종합하면 아직까지 삼성전자는 인텔과 TSMC 등에 하이NA EUV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TSMC는 현지시각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열린 심포지엄에서 2024년 ASML로부터 하이NA EUV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인텔은 경쟁사보다 우선적으로 하이NA EUV 5대를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하이NA EUV는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기기가 5~6대인 것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1년 늦은 2025년이 돼서야 장비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하이NA EUV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차세대 EUV 장비 확보를 위해 당연히 내부적으로 힘쓰고 있지만 시기나 대수 등에 관해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확보하고 있는 EUV 대수도 기밀사안으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며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일뿐"이라며 "이는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2나노 공정부터 인텔이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의 차세대 EUV 장비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를 얼마나 많이, 빨리 확보하느냐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지금과 같이 지속되면 몇몇 기업은 차세대 EUV 장비를 아예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ASML은 지금도 EUV 장비를 목표만큼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분 측면에서는 인텔과 ASML의 관계가 가장 가깝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현재 각각 ASML 지분 1.5%, 3%를 보유해 장비확보 차원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TSMC도 2012년 ASML 지분 5%를 사들였지만 2015년 전량 매각해 지분관계는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에 이 부회장이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나 장비공급 약속과 함께 지분 투자와 관련된 논의도 진행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 매체인 RS뉴스는 “이 부회장은 ASML을 방문해 하이NA EUV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며 “장비 주문이 즉시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삼성전자와 ASML의 협력관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차세대 EUV 확보에 총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출장 성과'에 관심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뒤에서 왼쪽)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앞에서 오른쪽)이 현지시각 14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에서 오너로서 능력을 입증하는데 첨단 EUV 확보는 중요하다.

핵심사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중대한 시기에 오너로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면 경영 복귀의 훌륭한 명분이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리더십을 갖췄지만 선대회장인 고 이건희 회장과 비교해 카리스마나 결단력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몇 년 동안은 인수합병(M&A) 등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을 펼치며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평택공장 방문 때 만난 것을 시작으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 인텔 CEO를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월18일 유럽 출장에서 복귀하는 이 부회장은 7월 미국 아이다호주의 선밸리에서 열리는 IT업계 거물들의 모임 ‘선밸리 콘퍼런스’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5월25일 45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계획을 발표한 뒤 “목숨 걸고 하는 겁니다. 숫자는 모르겠고 앞만 보고 가는 거예요”라고 말하며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첨단 EUV 장비 확보나 대형 인수합병 등의 성과를 가져온다면 특별사면에 대한 국민여론도 더 확대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기업인 사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는데 응답자의 50.2%는 기업인 사면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37.2%였다.

국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요 기업인들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보는 국민이 많은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재용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22일 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해 국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은 “사면을 적극적으로 해서 기업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기업인들의 특별사면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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