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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는 27일 정창주 용평리조트 대표(왼쪽 세 번째)가 참석한 가운데 코스피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
용평리조트가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면서 통일교의 주력사업 일부가 공개됐다.
용평리조트는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이 건립한 국내 최초의 스키장이었지만 IMF위기를 전후로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2003년 통일교에게 인수됐다.
통일교는 IMF를 겪으면서 사업이 크게 위축됐지만 용평리조트 등 리조트레저산업을 통해 성장동력을 다시 확보하고 있다.
◆ 통일교, 용평리조트 상장으로 재조명
27일 업계에 따르면 용평리조트의 상장을 계기로 통일교(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가 국내 자본시장에 등장했다.
용평리조트 상장 이전까지 통일교 계열의 기업 가운데 증시에 상장된 업체는 일신석재뿐이었다. 일신석재는 시가총액이 1천여억 원대에 불과해 통일교의 자본상황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했다.
용평리조트는 통일교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핵심적인 기업이다. 용평리조트 상장으로 통일교의 사업현황이 상당부분 시장에 공개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통일교의 사업현황이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었던 이유는 통일교가 1997년 외환위기 때 계열사들을 대부분 매각했기 때문이다.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는 1963년에 통일그룹을 세웠고 1980년~1990년대에 방위산업과 기계, 자동차부품, 화학업종에 진출해 재계 30위권의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통일그룹은 IMF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고 설상가상으로 노사분규도 겹치면서 통일그룹의 재계 순위는 70∼80위권으로 추락했다.
당시 통일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음료 제조업체 일화와 한국티타늄, 일신석재, 통일중공업, 일성건설 등 다섯 곳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에서 탈락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통일그룹 계열사들은 그 뒤 뿔뿔이 흩어졌다.
한국티타늄은 코스모홀딩스로 넘어가 코스모화학이 됐고 일성건설은 2003년 법정관리가 끝나자 IB캐피탈에 인수됐다. 통일중공업은 S&T홀딩스에 인수돼 S&T 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반면 일화는 법정관리를 끝내고 통일그룹으로 귀속됐다.
통일교는 현재 통일그룹을 통해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통일그룹 홈페이지에 공개된 계열사로는 용평리조트와 일상해양산업, 세일여행사, 일화, 일신석재, TIC, 신정개발특장차, JC, 세일로, 아시아해양, 세계일보, 선원건설 등이 있다.
통일교는 통일그룹 계열사 외에도 청심그룹과 진흥레저파인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청심그룹은 청심국제중고등학교와 청심국제병원, 청심국제청소년수련원, 레스토랑 엘본더테이블 등을 보유한 교육문화관련 기업이며 진흥레저파인리즈는 골프장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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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주 용평리조트 대표가 2015년 9월22일 평창올림픽 선수촌아파트 착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 용평리조트, 통일교의 성장동력
통일교는 리조트레저산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며 재기를 꾀했다. 통일교는 2003년 용평리조트를 인수했다.
용평리조트는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이 1975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스키장이었지만 쌍용그룹은 쌍용자동차의 부실과 외환위기를 거치며 해체됐다. 쌍용그룹은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1997년 용평리조트를 매물로 내놨고 통일교는 2003년 1900억 원을 주고 인수했다.
통일교는 이후 용평리조트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리조트레저사업을 적극 강화하며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비주력 계열사인 현대기공과 와콤전자, INP중공업 등은 매각했다. 통일교는 전남 여수에 1조5천억 원을 들여 레저산업단지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문 총재의 4남인 문국진 전 통일그룹 회장은 리조트레저사업을 중시하는 데 대해 “리조트레저산업은 사업과 교회가 만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업”이라며 “종교 관련 각종 콘퍼런스나 교육 등을 리조트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용평리조트는 2011년 이후 꾸준히 흑자경영을 하며 성장하고 있다. 용평리조트는 지난해 매출 1763억 원, 영업이익 264억 원을 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53% 늘어났다.
용평리조트의 실적성장은 겨울에 매출이 몰리는 계절성을 극복하고 사계절 종합레저시설로 변신한 덕분이다. 용평리조트는 1989년 용평골프클럽과 2004년 버치힐골프클럽을 열었고 2008년 총 3500명 수용 규모의 실내워터파크를 개관했다.
용평리조트는 1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스키장을 운영하고 3월 하순부터 11월 하순까지는 골프장을 운영한다. 실내 워터파크는 사계절 지속적 운영이 가능해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용평리조트의 성장 전망은 밝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통한 경제적 효과는 총 64조 원에 이른다. 용평리조트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알파인스키 테크니컬 부문 5종목의 경기를 개최한다.
용평리조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교통인프라도 크게 개선된다.
제2영동고속도로는 올해 12월 완공되고 2017년에는 인천공항에서 강원을 잇는 KTX 올림픽선이 개통된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대관령까지 차량 이동시간이 2시간20분에서 1시간50분으로 단축되고 KTX 올림픽선은 서울 청량리부터 용평리조트 근처인 진부역까지 58분가량 걸린다.
용평리조트의 대표는 정창주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이 2005년부터 맡고 있다. 그는 경기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 한양에서 일하다 1989년 세계일보로 자리를 옮겼다.
정 대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베이징이 선정되면서 동계스포츠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 고객들의 소득수준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외국인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용평리조트의 공모가는 7천 원이었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9천 원으로 시작해 가격제한폭인 2700원(30%) 오른 1만1700원으로 마감했다. 일신석재 주가도 상한가를 기록해 2040 원으로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