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6-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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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엔데믹(방역체계 풍토병화)을 타고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 여행이 재개된 데다 그동안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규제까지 해제되면서 여객수요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항공이 실적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6일 항공업계 안팎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 걸렸던 제한들이 8일부터 해제되면서 올해 하반기 항공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인천국제공항에 적용해왔던 국제선 항공규제를 8일 모두 해제한다. 국토부가 2020년 4월 코로나19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각종 규제를 적용한 지 2년2개월 만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슬롯 제한이 해제되면서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 수는 20대에서 40대로 확대된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금지했던 비행금지시간(커퓨·Curfew)도 사라지면서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국토부가 앞서 올해 말까지 국제선 노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이상 빠르게 항공편이 회복되는 셈이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항공노선 운항 제한 등의 정부 방침때문에 항공산업이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이같은 변화가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이용자가 많은 만큼 여객 수요 회복이 실적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전체 수입의 97%가량이 여객사업에서 나올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여객사업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에 매출 811억8500만 원, 영업손실 789억4100만 원, 순손실 659억1100만 원을 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2022년 1분기 말 기준으로 쌓인 결손금만 해도 3780억8100만 원에 이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25%로 지난해 말 588%와 비교해 337%포인트가 급증했다.
김 대표가 올해부터 항공화물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는 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여전히 여객수입이 전체 수입의 96%에 이른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엔데믹 국면에서는 대형항공사(FSC)보다 저비용항공사(LCC) 수혜 폭이 클 것으로 판단한다“며 ”거의 순수 여객 사업자라 여겨도 무방한 제주항공과 같은 LCC가 엔데믹 국면에서 수혜를 온전히 볼 것이다"고 바라봤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었던 2년 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아나항공은 항공화물사업을 확대해왔다.
항공화물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한항공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고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1분기에 별도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실적이 좋아졌다.
반면 여객비중이 높았던 저비용항공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 여행이 6월10일부터 재개되면 여행객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제주항공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일본 노선의 매출 기여도가 컸다.
일본 불매운동 이른바 노(No)재팬 움직임이 일기 전인 2018년을 보면 제주항공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 노선에서 거둬들인 매출이 32%를 차지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 움직임도 제주항공에게는 긍정적이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여객수 기준으로 1위를 지켜왔다. 진에어가 그동안 제주항공의 뒤를 추격했다.
올해 1월부터 6월3일까지 이용객을 보면 제주항공 이용객은 585만1721명, 진에어 이용객은 514만9072명으로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1위와 2위를 보였다.
하지만 진에어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과 통합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항공기 추가 도입 및 운수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는 4월 진행된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에서 운수권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이에 진에어 노조는 이례적으로 국토부를 비판하는 성명까지 내놨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합을 앞두고 있는 진에어가 대형항공기 등을 추가로 들여오기는 어려울 것이며 진에어는 오히려 최근 대형기를 도입한 티웨이항공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운수권 배분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통합하면 운수권을 오히려 내놔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진에어가 추가로 운수권을 배분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시작될 항공산업 개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제주항공 창립 17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양대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의 통합을 포함한 항공산업의 구조개편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긴 호흡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유연하게 준비하자”며 “올해 상반기에 B737 화물기를 도입해 화물사업을 강화하고 내년 B737-맥스(MAX) 기종을 도입해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