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이사가 5월31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IPO를 철회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공모시장이 어렵다 할지라도 저희 같은 회사가 시장의 분위기를 한번 살려서 공모시장이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31일 오전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이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들어 증시 부진과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상장철회를 결정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으며 상장을 강행하더라도 공모 흥행 부진을 겪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공모주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 출사표를 던진 범한퓨얼셀을 두고 간담회 현장에서는 우려 섞인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 대표는 상장철회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 대표는 "사업이라는 것이 투자할 적기가 있다"며 "적기에 투자가 필요할 때는 공모를 통해서 자금조달을 하고 사업을 재빨리 확장해 나가는 것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진행하는 내내 정 대표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범한퓨얼셀은 모회사인 범한산업에서 수소연료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2019년 말 설립된 회사다.
국내 최초로, 세계에서는 독일 지멘스에 이어 2번째로 잠수함용 연료전지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멘스가 독점하던 잠수함용 연료전지 시장에 국내 기업이 진출하게 된 것이다.
범한퓨얼셀이 개발한 연료전지는 대한민국의 장보고-III 잠수함에 탑재됐다. 이와같은 기술력은 범한퓨얼셀의 강점으로 꼽힌다.
범한퓨얼셀은 잠수함용 연료전지사업 외에 수소충전소, 건물용 연료전지 등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범한퓨얼셀의 모회사인 범한산업은 공기 압축기 제조 및 판매업체로 선박용 등 대형 압축기를 제조한다.
수소충전소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부품은 수소압축기로 약 50%를 차지하는데 범한퓨얼셀은 수소충전소에 들어가는 대형 수소압축기를 범한산업으로부터 공급받아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그동안 범한퓨얼셀은 전국에 수소충전소 12개를 구축했고 11곳은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환경부의 수소충전소 사업 규모도 확대됐다. 이에 범한퓨얼셀의 수소충전소 수주 역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범한퓨얼셀은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시설장비 투자를 단행하고 수소전기버스, 수소트럭 및 특수차량 연료전지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범한퓨얼셀은 2020년에 매출 319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 순이익 35억 원을 올렸다. 2021년에는 매출 461억 원, 영업이익 62억 원, 순이익 33억 원을 냈다.
범한퓨얼셀은 6월2일과 3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6월 8일~9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공모주식은 모두 213만6천 주인데 100% 신주모집으로 진행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주매출이 전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주매출이 전혀 없다는 것은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부분"이라며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범한퓨얼셀의 공모가 범위는 3만2200원~4만 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규모는 688억 원~854억 원이다.
6월17일 상장 예정이며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이사는 "현재 시장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범한퓨얼셀의 양호한 실적을 투자자들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