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윤 대통령과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을 것으로 전해지며 그 배경과 함께 향후 일정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20일부터 2박3일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
그가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공장 방문을 선택한 것에 관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방한 이틀째인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 만찬이 진행된다. 만찬에는 우리나라 주요 기업 총수들을 포함해 정계 및 경제계 인사, 문화·스포츠계 인사 등 약 50명의 대표단이 참석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바이든 대통령 일정을 브리핑하며 “공식 만찬 참석 명단에 우리나라 10대 그룹 총수가 적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실험 등 안보는 물론 공급망 협력 등 경제·기술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차장은 전날 “그동안 이어진 군사동맹,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한 경제동맹에 이어 이번에는 ‘한미기술동맹’이 추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치권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어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국내 정치인들과도 친분이 있다.
그는 1998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자격으로 처음 방문한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공식 방문으로만 한국을 세 차례 찾았다.
특히 바이든이 미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방한했던 2001년 8월 김대중 대통령과 넥타이를 바꿔 매며 유대감을 드러낸 일화는 유명하다. 바이든은 김 전 대통령이 1981년 미국으로 망명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기도 했다.
19일 김대중 도서관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1987년 바이든 상원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한국에서 군의 정치개입을 막도록 미국 정부가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2013년 12월 오바마 행정부의 부대통령 자격으로 한국에 온 바이든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미국은 한국에 계속 베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장하며 중국과 갈등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한국에 힘을 실어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바이든은 당시 연세대를 방문해 “한국과 북한은 한민족이며 우리(미국)은 한국의 영구적 분단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 뒤 바이든은 방한 마지막 날 열다섯 살이던 자신의 손녀와 DMZ(비무장지대) 초소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도 2015년 7월에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서울 은평구에 있는 진관사를 찾아 스님들과 여성 교육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또 질 바이든 여사는 당시 여성가족부가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해 “여성들이 일터에서 동등한 기회확보가 중요하다”며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교육을 잘 받았지만 일자리 문제에서 아직 많은 도전에 직면해있다”며 경력단절 문제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