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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R기기 출시 계획 접었다, 내년 증강현실 헤드셋에 역량 집중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5-19 14: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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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R기기 출시 계획 접었다, 내년 증강현실 헤드셋에 역량 집중
▲ 메타의 가상현실 헤드셋 '메타 퀘스트2'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애플이 약 6년 전부터 자체 가상현실(VR)기기 및 콘텐츠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하드웨어 측면의 기술적 한계로 계획을 백지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은 이런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아 내년 출시를 목표로 둔 증강현실(AR) 헤드셋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일 IT기업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19년 출시를 목표로 아이폰과 결합해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VR기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인포메이션은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2016년 처음 VR기기 시제품을 선보인 뒤 전담 연구팀을 꾸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을 개발해 오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당시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 밥 아이거 디즈니 CEO와 애플 이사회 멤버들을 초청해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헤드셋을 시연할 정도로 큰 기대를 걸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기어VR’과 구글 ‘카드보드’ 등 스마트폰을 결합하는 형태의 경쟁사 제품이 당시 시장에 잇따라 출시되자 애플도 비슷한 제품을 선보이고 맞대결을 노렸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VR기기의 무게와 착용감, 기능 등 하드웨어 측면의 한계가 크다고 판단해 2019년 출시 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했다.

당시의 하드웨어 기술로는 애플이 원하는 수준의 사용경험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는 의미다.

조니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VR기기 디자인 측면의 문제점도 제기하며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에 실용성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애플의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신사업 진출 계획이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무산된 셈이다.

팀 쿡 애플 CEO는 2016년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과 인터뷰에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의 잠재력을 언급하며 앞으로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애플의 VR기기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초기단계인 만큼 신사업 분야 진출에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하드웨어 기술 한계가 팀 쿡 CEO의 의지를 꺾었고 삼성전자와 구글도 얼마 지나지 않아 VR기기 관련된 사업을 사실상 중단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애플 경영진이 VR기기의 시장성을 두고 어느 정도 선구안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바꾼 메타는 자체 VR기기 ‘메타 퀘스트2’ 및 콘텐츠를 계속 판매하고 이른 시일에 차세대 제품 출시도 준비하는 등 가상현실시장에 여전히 큰 성장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도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과 관련된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 접근 방식을 크게 바꿔내는 방식으로 사업 재도전을 앞두고 있다.
애플 VR기기 출시 계획 접었다, 내년 증강현실 헤드셋에 역량 집중
▲ 애플 기기에 탑재되는 증강현실(AR) 콘텐츠.
애플은 안경 형태의 증강현실 헤드셋이 VR기기의 하드웨어적 단점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이 2023년 출시할 증강현실 헤드셋은 2천~3천 달러 사이의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자가 가상현실에 완전히 몰입하도록 시야를 차단해야 하는 VR기기와 달리 증강현실 헤드셋은 안경에 달린 카메라와 스크린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필요한 정보나 콘텐츠를 표시해 주는 방식이다.

자연히 VR기기와 같이 투박하고 무거운 디자인을 갖춰야 할 필요가 없고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어 활용성 측면에서도 더 장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기술 발전으로 애플이 처음 VR기기 출시를 추진할 때보다 하드웨어 사양을 훨씬 개선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꾸준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관련한 기술특허 확보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 왔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차 ‘애플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기기와 관련된 특허를 신청했고 지난해는 증강현실 헤드셋에 쓰이는 디스플레이 특허도 출원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플랫폼과 콘텐츠도 꾸준히 강화돼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애플 증강현실 헤드셋의 이름을 두고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에서 ‘애플 비전’과 ‘애플 리얼리티’. ‘애플 사이트’ 또는 ‘아이사이트’ 등 다양한 추측도 내놓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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