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이커머스 사업부의 손실과 요기요 합병비용은 2021년 GS리테일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이다.”
GS리테일의 2021년 실적을 분석한 리포트의 한 문장이다.
GS리테일의 2021년 영업이익은 2300억 원, 이 가운데 이커머스 사업부의 영업적자만 720억 원이다. 이커머스 사업부가 적자 나지 않았다면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이 30% 넘게 증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요기요 인수에 GS리테일이 투자한 돈은 무려 2400억 원이다. 요기요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랑 비교해서 싸게 산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 해에 GS리테일이 번 돈보다도 비싼 금액인 셈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굉장히 의욕적으로 요기요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으로서는, 그리고 GS리테일으로서는 요기요의 인수가, 퀵커머스가 반드시 ‘신의 한수’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GS리테일은 요기요 인수를 계기로 올해 하반기 퀵커머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GS리테일의 퀵커머스 사업은 부진의 늪에 빠진 GS리테일의 실적을 구원할 수 있게 될까?
이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전망과 긍정적 전망이 모두 나오고 있다.
부정적 전망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퀵커머스 사업의 성장성이다.
세계에서 가장 퀵커머스 시장이 발달한 중국에서 2020년 기준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무려 25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비율로 보면 전체 온라인 식료품 판매시장의 5%에 지나지 않는다.
주문이 대부분 소액이라는 퀵커머스 사업의 특성상 시장규모가 커지려면 수요, 주문건수가 폭증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사업에서 수요의 폭증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비가 올라가면서 오히려 비용이 증가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배달앱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소액 주문이 많다는 특성 때문에 시장 규모가 일정 이상 커지기도 힘들뿐더러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성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부정적 전망의 요지다.
하지만 이런 분석들이 퀵커머스 사업을 퀵커머스 사업 자체로만 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한쪽에서 나온다. 퀵커머스 사업 자체의 성장성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지만 GS리테일이 유통기업이라는 것을 살피면 본업인 유통업과 퀵커머스가 시너지를 낼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허연수 부회장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새로운 플랫폼 구축을 위한 투자는 단기적 성과로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사업의 지속적 성장과 시너지 극대화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GS리테일의 주요 사업은 편의점, 홈쇼핑, 슈퍼, 이커머스 등이다. 모두가 퀵커머스와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다시 말해 GS리테일은 단순히 B마트같은 사업모델의 성공을 위해 퀵커머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GS리테일의 모든 사업을 동시에 한 단계 위로 성장시켜줄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채널을 추가하는 취지에서 퀵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리테일이 하는 모든 소매 서비스들과 퀵커머스는 결합할 수 있는 지점이 매우 많다“며 ”좋은 채널을 추가하고, 또 사업과 좋은 시너지를 내고 이럴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들을 계속해서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허연수 부회장의 퀵커머스사업이, 곧 요기요가 GS리테일의 아픈 손가락을 고쳐줄 수 있는 백의의 천사가 될 수 있을까.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