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입찰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가 성장정체를 겪고 있지만 국내 면세점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 면세점사업이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사업이라 몸집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시내면세점 티켓 확보전의 열기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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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한 면세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
23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안에 진행될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드는 기업이 최소 5곳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서울 시내면세점 4곳(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1곳)을 추가로 허용하고 5월 말∼6월 초까지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를 내기로 했다.
두타면세점을 운영하는 두산과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천우 두산 부사장은 20일 두타면세점 부분개장 행사에서 "단 한개의 매장으로 계속 갈 생각은 없다”며 “기회가 되면 시내든 공항이든 해외든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도 18일 시내면세점 재도전과 관련해 “아직까지 정리된 공식입장이 없지만 조심스럽게 준비를 하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과 신세계디에프에 앞서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도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월드타워면세점,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부활을 노리고 있다. 워커힐면세점은 특허 만료로 최근 영업을 중지했고 월드타워면세점도 6월 말 문을 닫는다.
현대백화점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면세점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랜드 역시 킴스클럽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가 어느 정도 개선되면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들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가 참여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부가 이번에 시내면세점업체를 선정할 때 독과점업체 감점 조항을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면세점사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호텔신라 측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측은 입찰공고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입찰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서울에서만 시내면세점이 현재 9곳(월드타워면세점 제외)이 운영되고 있고 특허가 추가되면 13곳으로 늘어난다.
서울 시내면세점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도 기업들이 너도나도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내는 데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내면세점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시장은 2013년 6조8천억 원, 2014년 8조3077억 원, 2015년 9조1984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운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사업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사업을 크게 하는 기업일수록 브랜드 교섭력이 높아지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수월해진다”며 “이제 막 문을 연 신규업체들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 외형확장이 필요하고 기존 업체들도 더 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위해 사업권을 따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면세점 업계 1, 2위를 차지한 호텔롯데과 호텔신라를 제외한 다른 면세점 들은 제대로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롯데의 면세점시장의 점유율은 51.5%, 호텔신라는 28.1%였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지난해 면세점 부문(시내면세점+출국장면세점) 영업이익률은 8.7%, 호텔신라 5.7%, SK네트웍스 -0.5%, 동화면세점 -0.5%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