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수요 둔화에 대응해 제품차별화 차원에서 폴더블(접는)폰 생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폴더블폰 관련 부품을 만드는 KH바텍과 세경하이테크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증권업계와 전자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코로나19가 창궐한 뒤 2년 동안 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라 IT제품 생산이 늘었으나 올해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로서는 주력 스마트폰 사업에서 차별화 제품인 폴더블폰 판매 확대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9월 처음으로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1를 출시한 뒤 2021년 8월에는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까지 선보였다. 현재까지 폴더블폰의 누적 출하량은 950만 대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8월부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를 1450만 대 이상 출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선이 나온다. 이는 지난 3년치 전체 폴러블폰 출하량을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은 2023년에는 2900만 대 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 시장조사업체 DSCC의 CEO 로스영도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의 생산량을 전작보다 2배로 늘리고 가격도 내려서 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710만대로 2020년과 비교해 264.3% 늘었다. IDC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폴더블폰 시장이 연평균 70%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가운데 샤오미에 이어 오포, TCL, 비보 등도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 생태계가 성장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접는 부분의 경첩(힌지)을 생산하는 KH바텍과 폴더블 디스플레이 보호필름 생산기업 세경하이테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폴더블폰이 100만 대 확정판매될 때 영업이익 증가율을 추산해보면 KH바텍은 5% 가량, 세경하이테크는 3%가량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KH바텍은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펼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힌지를 생산한다. 힌지는 폴더블폰의 척추에 해당한다.
KH바텍은 진공 다이캐스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폴더블폰의 핵심 정밀부품인 힌지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진공 다이캐스팅 기술은 용융상태의 금속을 고속, 고압으로 금형 내부에 주입하여 주조하는 금속가공 기술로 형상이 복잡한 제품을 정밀하게 제조할 수 있다. 또한 금형의 반복 사용이 가능해 경제성이 높고 생산제품의 기계적 성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병찬 나이스디앤비 선임전문위원은 “폴더블폰 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핵심 정밀부품인 힌지를 생산하는 KH바텍의 중장기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경하이테크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강화에 힘을 받을 기업으로 꼽힌다.
세경하이테크는 IT제품의 기능성 필름을 제조하는 회사로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의 보호필름(PL)을 가공을 담당하고 있다.
전사 매출에서 폴더블폰 관련 부품의 비중은 2021년 25%에서 2022년 32%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폴더블폰 관련 보호필름 사업은 2022년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고부가 사업으로 파악된다.
문선규 나이스평가정보 연구원은 “세경하이테크는 그동안 축적해온 특수필름 및 복합소재 가공기술을 통해 폴더블폰용 보호필름 개발에 선제적으로 참여했다”며 “경쟁회사와 비교해 폴더블폰 시장의 발전에 따라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제조회사가 중화권으로 제품 공급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세경하이테크에도 낙수효과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폴더블 태블릿과 노트북이 출시되면 필요한 보호필름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