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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군 '김상현호' 100일, 수평적 조직문화 씨앗 뿌렸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5-11 14: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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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372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상현</a>호' 100일, 수평적 조직문화 씨앗 뿌렸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비즈니스포스트] ‘김상현님’은 기본이 됐다.

팀장과 같은 직책을 맡은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홍길동님’ ‘아무개님’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롯데그룹 유통군HQ의 얘기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온 뒤 바뀐 대표적 모습이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의 뿌리가 너무 깊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 김 부회장의 노력이 미쳐야 할 곳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11일자로 김 부회장이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오른지 100일이 됐다.

김 부회장은 애초 2021년 11월25일 실시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하지만 그가 머물고 있던 싱가포르에서 정리해야할 일이 남아있던 터라 롯데그룹은 김 부회장을 2월1일자로 정식 발령했다.

김 부회장은 취임 전부터 롯데그룹 유통군의 조직문화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2021년 12월13일 사내망에 편지 형식으로 글을 올려 “롯데가 갖춘 장점은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빠르게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불필요한 허례허식을 과감하게 버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다방면에서 롯데그룹 유통군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만남을 추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렛츠샘물’이라는 회의는 사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김 부회장의 영어 이름인 샘(Sam)에서 출발해 ‘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흔히 대기업에서 열리는 CEO 주재 회의의 모습은 대표가 상석에 앉고 직원들은 나머지 자리에 앉는 구조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테이블을 원형으로 배치해 직급 구분 없이 직원들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자리를 둥글게 배치하기 힘든 상황에도 김 부회장은 상석을 고집하지 않았다. 직원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골라 앉았다.

김 부회장은 이렇게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본인이 처음 팀장을 맡았던 때를 얘기하면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은 김 부회장의 개인적 경험을 듣고난 뒤 자신들의 고충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직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애초 김 부회장이 렛츠샘물 회의를 한 달에 2번만 열려고 했지만 좋은 반응 덕분에 3월에는 3차례나 직원들을 만났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김 부회장은 영상 형식으로 전한 취임사에서 “제가 고객에서 제일 멀리 있는 사람있데 언제든지 직원들로부터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약속을 지켰다.

그는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의견도 직접 듣고 이를 실제로 반영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유통군HQ 총괄대표에 오른 뒤 임직원들에게 새 호칭 도입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각자의 이름에다가 ‘님’자를 더한 ‘이름+님’의 호칭이 가장 좋다는 답변을 받았고 3월부터 이를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과거 직급제도 간소화를 통해 사원과 대리, 책임과 수석 등으로 나뉘어 ‘홍 수석님’ ‘아무개 책임님’이라고 불렀는데 이조차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라고 판단하고 과감히 없앤 것이다.

애초 “나는 샘(Sam) 김이나 김상현님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던 김 부회장의 바람이 전 직원들 사이에서도 실현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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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가벼운 방식의 소통은 수시로 한다.

롯데쇼핑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메신저나 이메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직원들과 소통한다. 이메일을 많이 쓴다.

조직의 최고 리더가 메신저나 이메일을 활용해 소통하는 것은 사실 요즘 많은 기업에서 시도하고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무거운 업무를 지시하기보다 개인적으로 격려할 일이 있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이런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임직원들로서는 조직의 대표에게 받는 격려와 칭찬이 다소 어색했지만 김 부회장의 진심이 전해지다보니 이제는 주로 ‘편하다’ ‘포근하다’와 같은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는 후문이다.

김 부회장이 롯데그룹 유통군의 조직문화를 기존보다 유연하고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그가 수평적 소통을 중시하는 글로벌 기업에 몸담아온 덕분이다.

김 부회장은 경력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국적도 미국이다.

그는 1981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제학과에 입학해 1985년 졸업한 뒤 JP모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글로벌 소비재기업인 P&G로 자리를 옮겨 30년가량 일했다. 2016년부터 한국 홈플러스 대표를 2년 조금 넘는 기간 맡았다가 다시 홍콩계 리테일기업인 DFI리테일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3년 넘게 일했다.

이처럼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글로벌 기업에서 보내다보니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문화가 익숙할 수밖에 없다. 보수적이고 경직된 롯데그룹의 문화는 그에게 애초부터 맞지 않는 옷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부회장은 아직 그의 주요 업무인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의 시너지 방안이나 미래비전 등을 제시하진 않았다. 취임 100일밖에 되지 않은 만큼 업무를 더 들여다보고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롯데그룹 유통군에 전에 없었던 색다른 조직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 모두가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쇼핑 전·현직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기업리뷰사이트를 돌아다녀보면 ‘뿌리깊은 보수적 문화가 잘 바뀌지 않는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김 부회장의 ‘신선한 시도’가 롯데유통을 바꾸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재계에서는 평가한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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