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이사 사장이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경쟁력에 직결되는 전략적 투자(SI) 펀드의 운용을 맡았다.
김 사장은 하나벤처스 설립 초기부터 회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번 SI 펀드 운용에서도 성과를 낸다면 ‘함영주 회장 시대’의 하나금융그룹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이사 사장.
8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계열사들이 함께 참여해 조성한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를 활용해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혁신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는 혁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SI) 펀드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 계열사가 출자자(LP)로 참여한다.
하나벤처스는 하나금융투자 신금융연구실과 공동으로 펀드 운용을 맡는다. 투자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하나금융 계열사들과 원활히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주요 업무다.
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프롭테크(Prop-Tech), 모빌리티, 인슈테크(Insure-Tech), 헬스케어 등 혁신기술 분야의 국내외 유망 기업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투자하는 기업과 그룹의 주요 관계사 사이 긴밀한 협업 관계를 다져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동시에 외부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내부 디지털 혁신을 이룬다는 목표도 수립해 놓고 있다.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투자대상 발굴이라는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만큼 김 사장의 부담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벤처스와 하나금융투자 금융연구실은 벤처투자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며 투자대상 발굴부터 투자 결정까지 함께할 것으로 파악되는데 아무래도 하나벤처스의 경험과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김 사장의 역할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다른 금융지주들도 전략적 투자 펀드로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다는 비슷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대상을 발굴하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디지털 전략적 투자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1호’에 이은 후속 펀드를 내놨고 KB금융그룹도 지난해 말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펀드인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를 설립했다.
김 사장이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 운용을 통해 그룹의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면 향후 연임과 그룹내 입지를 다지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디지털 강화 전략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함 회장은 그룹 홈페이지 최고경영자 인사말에서 “적극적 투자로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여 기술 역량을 내재화하고 혁신 스타트업 투자 등 외부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그룹 내부와 외부의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는 개방형 디지털 혁신을 이뤄 손님 중심, 사람 중심의 금융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 3월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물갈이되는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힌다. 김 사장은 임기 1년을 더 부여받았다.
김 사장은 골드만삭스, 신한금융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을 거치며 벤처투자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벤처스에는 2018년 10월 설립 초기에 합류했다. 경영총괄뿐 아니라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데도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벤처스는 김 사장 체제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나벤처스는 설립 2년차인 2020년부터 영업이익이 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90억 원, 운용자산(AUM) 규모 5200억 원을 달성했다.
김 사장은 하나벤처스 홈페이지에서 "하나벤처스는 하나금융그룹의 벤처투자 역량을 결집한 벤처캐피탈로서 설립 이후 모험투자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외 창업 및 투자생태계의 혁신과 발전에 기여하고 국내 최고의 벤처캐피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