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5-05 14: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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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20~100GB 사이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G요금제 신설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통3사의 수익에 영향을 미쳐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기존 저가와 고가의 중간인 20~100GB 중간구간의 5G요금제가 신설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5G 중간구간 요금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중간구간의 5G요금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G통신 고객들은 그동안 5G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간구간의 5G요금제를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5G통신 고객 1인이 사용하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6.6GB다. 데이터무제한 5G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이 사용하는 평균 데이터 사용량도 43.2GB 수준이다.
하지만 이통3사는 20GB~100GB 사이 중간구간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두고 있지 않다.
5G통신 고객들로서는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5G통신 고객이 10GB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에서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바꾸면 매달 1만4천 원~2만 원가량의 통신비 지출이 늘어난다.
이때문에 이통3사들은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를 설정해 데이터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3일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이통3사에 중간구간의 5G요금제가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5G 고객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한 요금제 등 이용자 수요에 부합하는 요금제가 추가로 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를 놓고 “아직 내부적으로 중간구간의 5G요금제 도입 계획은 없지만 향후 정부와 해당 요금제 도입을 놓고 구체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중간구간 5G요금제가 도입되면 이통3사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요금제가 현실화되기까지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5G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중간구간의 요금제로 이동하게 되면 이통3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감소해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가 2021년에 올린 영업이익을 모두 더하면 4조380억 원인데 처음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4조 원을 넘었다.
이통3사에서 통신사업 이외 로봇,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신사업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 통신사업을 현금창출원으로 삼고 있다.
이통3사는 통신사업에서 올리는 수익을 기반으로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중간구간의 5G요금제 신설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저가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이 중간구간의 5G요금제로 갈아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요금제에 제공되는 혜택과 중간구간의 5G요금제에서 제공할 혜택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만큼 요금제 차이에 따른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가입자당 평균매출의 증감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이통사에서는 내부적으로 중간구간의 5G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통신사 1곳이 특정요금제를 출시하면 다른 통신사들도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만약 1곳이라도 중간구간 5G요금제를 적용하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통3사의 임원들은 모두 중간구간의 5G 요금제 도입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실시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