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후보자는 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전방위 안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며 "대북 억제 및 대응능력을 집중적으로 보강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5월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북한은 올해 들어 13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자행하고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해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하며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뒤 첫 공식 석상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했다.
이 후보자는 한미 군사동맹 강화의 필요성을 짚었다.
그는 "한미 군사동맹의 결속력을 높이고 우방국과 상호 호혜적 국방협력을 확대하겠다"며 "맞춤형 억제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고 국방과학기술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 사이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 건설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유인, 무인 복합 전투체계 단계적 구축, 우주·사이버 영역의 작전 수행체계 확립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후보자는 "우리가 연합작전을 주도하려면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하다"며 "2006년 한국과 미국 양국이 (전작권 환수를) 최초에 합의했을 때완 안보상황이 많이 바뀌었고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등을 거치면서 한미 사이 교섭력과 연합작전태세가 더 중요해진 상황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언젠가는 가져와야 하고 최대한 조기에 가져와야 한다"며 "최대한의 조건이 조기에 충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국방백서에 어떻게 표기할지는 더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대답하면서 "북한이 지금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우리 국민은 상당히 불안해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북한은 우리의 분명한 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방백서에 (북한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과거 주적 또는 적, 위협 등 여러 형태로 표현했는데 이번 새로 발간되는 백서에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지 한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병사 월급 200만 원'을 당장 실현하지 못하는 점은 양해를 구했다.
이 후보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일부 점진적으로 증액시키는 것으로 조정했다"며 "공약을 정책과제로 옮겨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적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 점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을 발표할 때는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며 "다른 방향으로 장병 사기를 높일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이 국정과제에서 제외된 것엔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뀌었다고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2월 국방과학연구소(ADD) 자문위원으로서 작성한 보고서가 한겨레신문 기사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설훈 민주당 설훈 의원은 "사흘 전 신문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이 후보자 이름으로 보고서가 나갔다"며 "표절인가 위조인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대면 자문을 했고 자료를 따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 보고서는 제가 작성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