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이사가 투자금융(IB) 부문을 키우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 효과가 BNK투자증권의 호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김 대표는 BNK투자증권의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BNK금융지주에서 입지도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29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에 투자금융(IB)과 장외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늘어나면서 순이익도 덩달아 늘었다.
다른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 모두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뒷걸음질한 점과 비교해볼 때 BNK투자증권이 거둔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순이익이 37.8% 줄었다. KB증권은 48.5%, 하나금융투자는 12.8% 감소했고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은 12.9% 줄었다.
BNK투자증권은 1분기에 순이익 345억 원을 거뒀다. 2021년 1분기보다 9.5% 증가했다.
그룹 전체 수익 다변화에도 큰 보탬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BNK투자증권은 1분기에 수수료 수익으로 663억 원을 거두면서 BNK금융지주 전체 수수료 수익(1457억 원)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졌다.
BNK투자증권은 BNK캐피탈과 함께 BNK금융그룹에서 비은행 부문 성장을 이끄는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데 이번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김 대표가 2019년 10월 BNK투자증권 대표에 오른 뒤 투자금융(IB) 부문 영업을 강화한 노력이 이번 1분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김 대표가 취임했을 당시인 2019년 BNK투자증권의 투자금융 부문 시장점유율은 0.4% 정도였으나 2021년 2.0%까지 성장했다. 투자금융 부문 손익은 같은 기간 115억 원에서 959억 원으로 뛰었다.
김 대표는 올해도 투자금융 역량을 강화하며 BNK투자증권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틈날 때마다 “투자금융 부문을 특화해 ‘톱티어’ 증권사로 올라서겠다”고 말한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장외파생상품업의 투자매매와 중개업 인가를 받은 만큼 장외파생상품 판매를 위한 상품을 추가로 개발하며 이 부문 수익 확대를 위해서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019년 10월 취임하면서 순이익 1천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 목표는 지난해 이미 달성했다.
김 대표가 올해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BNK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로 BNK금융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을 각각 이끌고 있는 안감찬 BNK부산은행장과 최홍영 BNK경남은행장은 2021년 3월 임기를 시작했다.
올해 3월 비은행 계열사 5곳 대표가 물갈이되는 상황에서도 김 대표는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사와 나란히 자리를 지켰다.
2020년 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에는 김지완 회장을 비롯해 빈대인 당시 BNK부산은행장, 황윤철 당시 BNK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성명환 BNK저축은행 대표 등 5명이 올랐다.
BNK투자증권은 BNK금융그룹 안에서 순이익 규모 면에서는 아직 BNK캐피탈에게 밀리지만 성장 속도에서는 앞서는 만큼 비은행 비중 확대의 선봉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1분기를 기준으로 BNK투자증권이 BNK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4%, BNK캐피탈은 20.8%다.
BNK캐피탈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69.1% 증가한 57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김 대표는 동방페레그린증권, 현대증권, KB증권 등에서 두루 일하면서 증권업계 경력을 쌓은 ‘증권맨’이다.
1960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영남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 및 경북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9년 BNK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2021년 연임에 성공했으며 임기는 2023년 3월31일까지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