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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는 왜 공무원의 건보혜택에 반기를 들까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6-30 20: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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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는 왜 공무원의 건보혜택에 반기를 들까  
▲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공무원들이 실제 소득보다 적게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보건복지부 공무원 출신인 김 이사장이 공무원 혜택을 꼬집은 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정치입문을 노린 것이라는 시각도 있고 신념에서 나온 순수한 행동이라는 관측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3월 공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와 직책수당, 특정업무경비 등이 급여에 포함되는 것인지를 묻는 질의서를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에 보냈지만 3개월이 넘도록 대답을 받지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복지포인트 등이 급여에 포함되는지가 중요한 이유는 소득이 건강보험료의 산출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현재 복지포인트 등을 급여에 포함하지 않고 있어 매달 2~3만원의 건강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공무원들이 적게 낸 보험료는 2011년 기준 8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공단의 질의서를 받은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가 대답을 하지 않는 데 이유가 있다. 법제처는 2011년 복지포인트 등을 급여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이미 내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의서는 사실관계를 묻는 게 아니라 복지포인트 등을 급여에 포함하라는 항의인 셈이다.

준정부기관이 정부부처를 상대로 질의서를 보내 항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 중심에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있다.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이다. 보건복지부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며 보건복지부 의료보험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그는 의료보험제도 도입(1977), 전국민 의료보험 확대(1989) 등 굵직한 사건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이러한 풍부한 행정경험을 인정받아 2011년 11월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이른바 관피아라고도 할 수 있다.

대다수 관피아들은 공무원들과 친하게 지내려 한다. 그런데 김 이사장은 왜 공무원 혜택을 반대하며 적을 만드는 걸까.

◆ 정치권 입문의 수단일까

정성현 참여광장 준비위원장은 “보건 마피아의 대표적 인물인 김종대 이사장은 건강보험공단을 활용해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무원 특혜에 문제를 제기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차기 총선의 표를 모으거나 정치권 입성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는 “보건복지부 출신 관피아들이 건강보험공단을 선호하는 이유는 조직규모와 예산이 정부 산하기관 중 최고수준인 데다 정치권 입성을 위한 이벤트에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연일 강한 발언을 쏟아내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그는 지난 14일 건강보험료 부과기준을 바꾸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논의중인 내용을 블로그에 상세히 공개했다. 국민 입장에서 일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보건복지부는 화가 났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며칠 후 기자들을 만나 “김 이사장이 복지부와 협의없이 일반에 알렸다”며 “개인블로그에 올릴 내용은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을 관리 감독하는 상급기관인데 김 이사장이 단독 행동을 한 것이다.

그러자 김종대 이사장은 블로그 글을 지웠다. 그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과 관련된 모든 자료에 대해 삭제하라는 복지부 업무지시에 따라 글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알리며 보건복지부를 은근히 성토했다. 그는 동시에 “국민과 담당자들에게 진행상황을 일부라도 알려주기 위해 공개했다”고 자신을 변호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종대 이사장의 행동은 국민을 상대로 영웅이 되겠다는 것”이라며 “업적을 위해 관련부처를 악당으로 몰고있다”고 평가했다.

◆ 공무원 특혜에 반대하는 순수한 마음일까

반면 김종대 이사장이 공무원 특혜에 반대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움직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이사장은 웬만해서 잘리기 어려운 ‘철밥통’ 공무원에서 잘렸다. 그는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시절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의료보험 통합에 끝까지 반대하다 1999년 직권면직 당했다.

김 이사장은 보건복지부를 떠나기 직전에도 보건복지부 기자실에 ‘정부의 주요정책결정 관계자 여러분께 건의드립니다’라는 유인물을 돌리며 의료보험 통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인물을 통해 “의료보험 통합에 반대하는 대표자로 낙인찍혀 본의 아니게 27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됐다”면서도 “성급한 의료보험 전면통합은 형평성 있는 보험료 부과와 보험료 징수를 어렵게 한다”고 주장하며 공직을 떠났다.

김 이사장은 지난 23일 블로그에 “현재 보험료 부과체계 불형평 사례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며 “이는 양심과 정의의 문제로 국민건강보험 제도 집행 책임자로서 양심의 고통을 받고 있음을 털어놓는다”고 밝혀 공무원의 특혜를 지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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