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공항 운영 공기업들이 일본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일본행 국제 항공노선은 여객 수요가 많은 노선인 만큼 공항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항공업계와 관광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곳곳에서 일본 여행 재개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 단계로 들어선 데다 한국과 일본 사이 여행 재개에 주요 걸림돌인 외교적 상황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는 벌써부터 일본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26일 윤 당선자가 일본에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윤 당선자의 친서를 전달했다.
한일 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면담을 마친 뒤 “코로나19로 중단된 두 나라 사이 인적교류의 확대와 활성화,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기시다 총리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한일정책협의단은 오는 28일까지 일본에서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격리면제 적용, 비자면제 복원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과 일본 사이 여행 재개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관광, 항공 등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이 넘게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혔다가 다시 풀리면서 가장 가깝고 여행 부담이 적은 일본에는 해외여행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4월 이후 달러-엔 환율이 125엔을 넘어서며 7년 만에 최고 수준의 ‘엔저’까지 이어지면서 일본 여행을 향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17일부터 21일까지 일본여행업협회(JATA) 임원, 회원사 및 항공사 관계자 등 일본 관광업계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답사여행, 간담회 등을 진행하는 등 두 나라 사이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미 올해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일본 여행상품을 선보일 정도다.
일본 여행상품이 인기를 끄는 만큼 하나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7월부터 전세기를 띄울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여행 재개는 국제 항공노선의 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게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될 듯하다.
특히 한국과 일본 사이 항공노선이 전체 항공여객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공항운영 정상화에 크게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일본 사이 국제 항공노선의 이용객 수는 2018년에 2135만 명에 이르렀다.
‘노재팬 운동’의 영향으로 2019년에는 1886만 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항공여객이 오갔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부터 인천-오사카 및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증편하고, 에어부산은 부산-후쿠오카 노선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항공업계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일본을 비롯한 국제 항공노선 정상화가 여행 수요의 회복에 비해 다소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나 한국공항공사에 다소 아쉬운 대목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국제선 항공노선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예상한 올해 여객수요 회복 속도를 보면 월간 공항 이용자 수가 9월에는 320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55% 수준으로, 12월에는 470만 명을 넘어 코로나19 이전의 78%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5일 항공수요 회복전망을 내놓으면서 “현재 항공기 운항제한시간으로 항공사의 운항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5월부터는 운항제한시간 축소, 7월부터는 운항제한시간의 전면 해제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