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8~2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2.1%를 보여 퇴임을 앞둔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JTBC에서 손석희 전 앵커와 진행한 1대1 대담도 26일과 27일 이틀간 방영된다. 퇴임을 2주 앞두고 언론을 통해 임기 소회 등을 풀어낼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5월9일 퇴임한 뒤에도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치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교환하며 대북 강경노선이 예상되는 윤석열 정부에서 향후 대북관계와 관련해 일정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이제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언제 어디서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을 함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놓고 퇴임 뒤 한반도 문제의 결정적 시점에 특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2월 연합뉴스와 세계 7대 통신사가 합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처럼 방북특사 역할을 요청받으면 수용할 수 있나’는 물음에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장 5월 말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만나는 일정도 조율되고 있다. 한국을 향한 바이든 대통령의 각별한 우의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만남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 시점에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이다. 그럼에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이 이뤄진다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까지 언론에서 언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퇴임 뒤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보여 왔다.
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를 마치면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3월30일 조계종 종정 추대 법회에서는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잊혀진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재차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언급한 '잊혀진 삶'은 완전히 사라지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보통 국민으로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0일 현 정부 전직 총리와 장관 등을 초대한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은둔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는 뜻이다”고 부연 설명했다.
퇴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소통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제 트위터 팔로워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이제 퇴임하면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 이야기로 새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지 않았다면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낼 당시 이가 13개가 빠지는 등 격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해 사직서를 내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탄핵사태가 벌어지면서 중도에 귀국했고 이후 시민사회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하며 노 대통령 임기 말까지 청와대를 지켰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인 2009년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보선과 이듬해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치와 선을 그었다.
하지만 주위의 정치참여 요구가 거셌고 결국 야권 통합 과정에 뛰어들어 2012년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서 당선됐다. 2달 뒤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의 길을 걸었다. 임도영 기자